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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가지 경영 전략] (2) 단순 반복 업무 SW에 맡겨라-‘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가 채용 서류 심사하니 효율 5배

매경이코노미 강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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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가지 경영 전략] (2) 단순 반복 업무 SW에 맡겨라-‘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가 채용 서류 심사하니 효율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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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년 8월 KT는 전표를 대신 처리하는 ‘전표 로봇’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른바 ‘전 대리’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KT에서는 경비 처리를 위해 전표가 발생할 때마다 직원이 전표 처리 시스템에 직접 접속해 처리해야 했다. 시스템 내에서는 전표 처리에 필요한 계정이나 여러 숫자 등을 모두 수작업으로 입력해야 한다. 업무 처리에 여러모로 번거로운 점이 많았다. ‘전 대리’가 도입된 후 직원들은 전표 처리 시스템에 접속하지 않고 몇 번의 클릭만으로 모든 전표 처리가 가능해졌다. ‘전 대리’와 같은 기술을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라고 한다.

지난 몇 년간 AI(인공지능)를 대표하는 기술은 여럿 있었다. 이 중 기업이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기술 중 하나는 RPA다. RPA는 물리적 로봇이 아닌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사람 대신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기술을 말한다.

RPA를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은 카드업계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 모두 주요 업무 영역에 RPA를 적용하고 있다. 2017년 업계 최초로 RPA를 도입한 삼성카드는 47개 업무에 RPA를 적용해 연간 2만5000시간 업무시간을 줄였다. 신한카드는 외화 송금 전문 처리, 퇴직연금 지급 등록 등 56개에 이르는 업무에 RPA를 적용하고 있다. RPA가 처리하는 업무량은 연간 5만시간이 넘는다.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RPA를 점검하고 있다.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RPA를 점검하고 있다.


▶금융 시스템 신뢰는 기술로부터

지금까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금융권은 대면 비즈니스가 필수처럼 여겨졌다. 이제 금융권에도 ‘신뢰’가 기술로 이동하는, 이른바 ‘트러스트 시프트(Trust Shift)’ 현상이 나타나며 대변혁을 맞고 있다.

카드사들이 RPA 적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이유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비용 절감 때문이다. 카드사 전반적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금융권에서만 RPA를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전자, 유통 등 여러 분야에서 RPA를 쓰는 기업이 늘었다. LG전자는 영업이나 마케팅, 구매, 회계, 인사 등 주요 업무에 RPA를 도입했다. 가령 매장별 판매 정보를 집계한 후 회사 시스템에 자동으로 입력하는 업무에 RPA를 적용하고 있다.

인재를 뽑는 데 RPA를 활용한 사례는 흥미롭다. 포스코는 직원을 뽑을 때 서류 심사를 RPA로 활용한다. 서류 심사 점수 자동 산출 모델을 개발해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학점이나 어학 등 데이터 확인·평가 과정을 완전 자동화했다. 그 결과, 2주 이상 걸리던 서류 심사 기간을 3일로 80%가량 단축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RPA에 이어 RDA(로봇데스크톱자동화)가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RPA는 무인 프로세스로 서버를 바탕으로 작동한다면 RDA는 서버까지 갈 것 없이 데스크톱에서 사용자가 자동화를 진행할 수 있다. RDA는 기술 인력 부서 필요 없이 모든 사용자가 자동화 툴에 접근할 수 있다. 일반 직원도 손쉽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업그레이드 된 RPA’다.


강영식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성공적인 RPA 도입을 위해서는 해당 업무의 기술 대체 가능성, 의사결정상 인적 요소 투입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RPA 효율화가 가능한 직무와 인력 규모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아울러 RPA를 도입하면 잉여 인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 재배치 등을 함께 고려해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41호 (2020.1.8~2020.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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