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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고가주택 갭투자 원천 봉쇄…'새 아파트' 더 귀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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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이소은 기자] [전문가들 “대출, 보유세 규제 한층 강화” 평가, 시장 안정화 효과는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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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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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18번째 부동산대책인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력한 규제가 총망라됐다고 평가했다.

대출과 세금 규제로 강남권 고가주택 진입 문턱은 더 높아졌고 갭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로 구축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겠지만 입지가 우수한 신축 단지는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시가 15억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1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기간 요건을 추가해 강남권 고가주택은 진입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며 “단순 시세차익을 노린 갭투자는 앞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은 “보유세를 못 낼 정도로 자금력이 없으면 아예 서울, 강남 아파트는 쳐다보지 말라는 뜻”이라며 “자금력이 부족한 무주택자들은 서울에 내 집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내년 6월 말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양도세 중과 유예를 한 조치에 대해선 단기간 거래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으나 최근 서울 아파트값 급등세의 배경인 공급위축 우려를 잠재울만한 파급력을 나타내기엔 역부족이란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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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신도시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 모델하우스를 찾은 신혼부부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강남구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A3 블록에 들어서는 신혼희망타운은 강남권에서 처음 나오는 물량인 만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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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규제,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가 예상보다 강하지만 입지가 좋은 서울 신축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워낙 강해 실제 매물 출현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학렬 소장도 “양도세 중과 유예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놔도 고가주택보단 임대수익을 위해 장기 보유한 강북권 중소형 구축 단지 위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반면 박원갑 위원은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혜택을 주는 만큼 일부 절세매물이 나와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재개발·재건축 단지 투자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서울 아파트 청약 쏠림 현상 및 신축 아파트 가격 오름세는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가 설정한 규제 기준이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 기준이 왜 시가 15억원 이상인지, 시세 9억~15억 구간 LTV 기준을 20%로 하향 조정한 근거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서울 공급 확대 대책에 대해선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나오는 주택은 예전에도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가격 안정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보다는 시내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가 낫다고 본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주택시장을 안정화하려면 수요가 많은 신축 아파트 물량이 꾸준히 유지되도록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서울 아파트값 전망은 엇갈린다. 이번 대책 효과로 가격이 약보합세 또는 소폭 조정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도 제기되나,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과 신축 아파트 수요 지속으로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유엄식 기자 usyoo@,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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