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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르포] 베지밀 생산되는 정식품 청주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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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식품 청주 공장 전경. 제공| 정식품


[청주 오송(충북)=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인류건강문화에 이몸 바치고저’.

충북 청주 오송에 위치한 정식품 청주공장 머릿돌에 새겨진 문구다. 콩을 삶는 고소한 냄새와 함께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이 베지밀을 개발하게 된 배경이 떠올랐다.

정 명예회장은 명동 성모병원에서 견습 의사로 근무한 당시 설사병에 걸린 아기 환자를 잃은 경험이 있다. 백일도 안 된 환자를 떠나보낸 기억이 훗날 두유 개발로 이어졌다. 유사한 증상의 환자가 많은데 병명을 몰라 답답해하던 그는 영국과 미국 유학 중 유당불내증(유당소화장애)이라는 병에 대해 공부했다. 말 그대로 모유와 우유 속 유당 성분을 소화하지 못하는 병이다. 베지밀은 1967년 환자를 위한 치료식으로 세상에 나왔다.

처음 베지밀을 만드는 곳은 소박했다. 가내 수공업 형태로 소량 생산해 병원에서만 쓰는 정도였다. 정 명예회장은 뒤늦게 1973년 직접 정식품을 설립하고 경기도 신갈에 하루 약 20만개를 만들 수 있는 공장도 세운다. 1984년에 청주에 자동화 생산설비를 갖춰 일일생산량을 250여만개로 늘리는 투자를 진행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후 정식품의 실적은 2017년 2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역시 50% 이상을 꾸준히 유지, 현재까지 팔린 베지밀은 150억개 이상으로 이를 일렬로 세워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1855번 왕복할 수 있고 지구를 39.5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다.

정식품은 국내 두유업계 최초로 물류자동화를 시행한 곳이다. 청주 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들어간 제품들은 자동 로봇이 제품을 팔레트 위에 쌓고 운반한다. 자동화창고로 넘어가기 전 자동화 기기에 따라 숫자가 지정된다. 출고명령 전 48시간, 최대 5일까지 행해지는 일반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추적이 용이하다.

정식품 공장 관계자는 “제품이 생산된 후 최대 일주일 간은 출고명령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보수적으로 기간을 두고 제품을 검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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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품 베지밀 병 제품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생산되고 있다. 제공| 베지밀


정식품은 베지밀 브랜드 다양화를 모색하고 있다. 2014년에 출시한 ‘베지밀 과일이 꼭꼭 씹히는 애플 망고 두유’는 두유 맛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만들어졌다. 단조로운 맛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플 망고를 넣고 씹는 식감을 살리기 위한 알갱이도 넣는 기술을 개발했다. 콩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월넛, 코코넛 등 식물성 음료를 출시해 다양한 맛을 구현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시니어 두유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에 출시한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는 국산 검은콩을 사용하고 칼슘 등 영양성분을 첨가해 노인에게 인기가 좋다. 이 제품은 출시 2년인 지난 3월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이 외에도 ‘베지밀 건강맘(수유산모용)’, ‘베지밀 하루건강 칼로리컷 두유(다이어트용)’ 과 같은 맞춤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정식품은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한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허문행 정식품 중앙연구소장은 “두유를 간식으로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요리용 베이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두유를 기반으로 한 마요네즈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HMR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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