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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美백화점, 블랙프라이데이 끝났지만…‘이례적’ 할인행사 지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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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매판매 강세 불구 소매업계선 “2008년 이후 최악의 한 해”

‘장사 안돼’ 마진 줄이며 할인행사 이어가

마진 하락→채무불이행 위험 상승 우려

美소비자, 오프라인→온라인 갈아타기 늘어난 영향

이데일리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11월 29일(현지시간) 블랙프라이데이에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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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입니다.”

의류 및 쇼핑몰 소매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리테일 컨설턴트 얀 로저스 크니펜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미국 소비지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황 시기를 제외하면 내가 본 것 중 가장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백화점과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판매 부진으로 예년보다 더 오랜 기간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난지 수주가 지난데다, 크리스마스를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금융데이터제공업체 스타일세이지와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간 규모 백화점들에서는 전체 상품의 3분의 2 가량이 이날까지도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 할인률은 27%로 블랙프라이데이 주말과 비교해 소폭 낮은 수준에 불과했다.

소매판매가 미국 경제활동에서 70% 내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할인행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장사가 안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의 할인으로 업체들이 남기는 이윤도 그만큼 적어질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내다봤다. 의류업체 아메리칸이글의 밥 매이도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할인을 위한) 홍보 활동 증가도 의류 업계 마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 소매판매 지표는 양호하다는 점이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11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미국 소매업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늘리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1월 소매판매 중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부문을 살펴보면 백화점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7.2% 급감했고, 의류 판매도 3.3% 줄었다. 전자제품 및 가전제품 판매는 1.5% 감소했다.

또 미국 100대 소매업체 중 80개사의 거래를 추적하는 어도비애널리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은 74억달러로 전년 대비 20% 급증했다. 블랙프라이데이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소비자 1인당 평균 구매금액도 전년 대비 6% 가량 증가한 168달러로 역대 블랙프라이데이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쇼퍼트랙은 블랙프라이데이 오프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6.2%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교통체증, 긴 대기 줄, 혼잡함 등을 피해 편리한 온라인으로 갈아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레피니티브의 하로네 마티스 소비자리서치 담당 국장은 “만약 오프라인 소매 업체들이 지속적인 할인으로 마진에 하방 압력을 받는다면 채무불이행 위험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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