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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新남방 K금융]"베트남에 신한은행을 하나 더 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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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명현 신한베트남은행 북부센터장 겸 하노이 팜훙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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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베트남에 신한은행을 하나 더 세우는 겁니다."


차원이 다른 눈높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36개의 영업점에 1800명에 이르는 직원을 두고 있다. 현지 진출해 있는 한국의 은행들 중에서 독보적인 것은 물론, 전체 외국계 은행 중에서도 홍콩상하이은행(HSBC)가 어깨를 견주는 최대 규모다. 신한은행이 올리는 글로벌 이익의 3분의1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지난달 말 현지에서 만난 조명현 신한베트남은행 북부센터장 겸 하노이 팜훙지점장은 "추가적인 M&A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 영업점은 지속적으로 확대해서 2~3년 내에 50개까지 늘리려고 한다. 베트남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려 큰 나무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이니까 가능하다고 본다. 마침 박항서 감독이 신한베트남은행 광고 모델이다. 호치민 전 국가주석에 비견될만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보니 신한베트남은행으로서는 덩달아 꽃가마를 탄 셈이다. 하노이에 있는 신한은행 지점의 외관은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한 대형 광고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실적에도 눈에 띄는 향상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일해봤지만 베트남은 확실히 다르다. 한국에 아예 관심이 없는 곳들도 있는 지역도 있었던 반면 베트남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은 잠깐 같이 있어봐도 체감할 수 있다. 실제로 영업을 하러 가도 반갑게 맞아준다. 한국을 벤치마킹해야겠다는 분위기도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이 한국 본점의 한 가지가 아니라, 이 땅에서 하나의 은행으로 우뚝 설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세계적인 저금리 시대라고 하지만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동남아 국가들에서의 수익성은 월등하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한국은 1%대인데, 베트남은 상장된 은행 기준으로 3.5%에 이른다. 조 센터장은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며 "가계나 기업 대출 모두 금리가 10%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급속히 성장하는 국가이다보니 자금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개인 신용대출의 대부분, 기업대출의 3분의1가량을 한국계가 아닌 현지 기업들을 상대로 하고 있다. 이미 현지화가 상당히 진척돼 있는 것이다. 디지털에서도 한 발 앞서 있다. 베트남의 카카오톡이라 할만한 국민 SNS '잘로'를 통해 신한베트남은행 신용대출을 할 수 있도록 연계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조 센터장은 "인터넷뱅킹 뿐 아니라 모바일뱅킹도 점차 확산되고 있어 잘로 신용대출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교사를 대상으로 한 '티처스론' 직장인 대상 '엘리트론', 은행원과 공무원 특화 대출 등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주된 타깃 중 하나다. 조 센터장은 "현지 기업들로는 개발하기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결국 글로벌 기업들이 하게 될텐데 그러면 외국계 은행도 참여하는 기회가 된다"면서 "이미 태양광 관련 대출을 실행한 경험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베트남 국영은행 BIDV 지분 투자는 현지 은행권에서 센세이널한 일이었다. 신한은행도 꾸준히 M&A를 검토해 왔다고 한다. 조 센터장은 "공공부채 축소 차원에서 베트남 국영은행들의 민영화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언제든 기회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4년간 일해왔다. "매년 20~30%씩 성장하는 시간을 살아왔다. 정말 원없이 일했던 것 같고 보람도 크다. 그런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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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베트남은행 하노이 지점 외부에 박항서 감독을 홍보 모델로 한 광고가 게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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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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