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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新남방 K금융]베트남, 국민은행 "세상에 없던, 디지털 특화 서비스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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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태두 국민은행 하노이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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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예전엔 은행 거래를 별로 안 했는데, 갈수록 많이 하고 있다. 이제 젊은 사람들은 모바일 뱅킹도 하고 온라인 쇼핑 역시 익숙해졌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도투짱(30)씨의 얘기다. KB국민은행이 베트남에서도 디지털을 주된 전략으로 내세우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권태두 국민은행 초대 하노이 지점장은 "세상에 없는 것을 찾으려 한다. 한국의 높은 디지털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장 베트남스러운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차별화된 경쟁력, 우리는 여기서도 디지털로 간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국민은행은 아직 덜 알려졌다. 인지도를 끌어올릴 치명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이 주된 과제라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한국에서의 위상과 달리 해외 진출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호치민 지점에 이어 지난 2월 하노이 지점을 오픈한 것은 좀 더 역동적인 해외 사업에 나서려는 일환으로 비쳐졌다. 하노이는 베트남 개발과 투자, 한국 기업 진출이 집중되고 있는 북부 지역 거점이다.


"한국에선 으레 베트남 사람들은 은행도 많이 이용하지 않고 휴대폰 앱도 안 쓸 것처럼 여기기도 하는데 실상은 다르다. 15세 이상 계좌 보유 수가 4000만개를 넘을 정도이며, 스마트폰 배달 앱으로 음식을 시켜 먹는 게 일반적이다." 디지털 기반 영업을 하기 위한 기반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노이 시내는 차량 공유와 음식 배달 등을 하는 플랫폼 '그랩' 오토바이와 택시들로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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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하노이 지점에 근무하는 현지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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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전략은 '주택'이다. 국민은행은 2001년 합병한 주택은행의 DNA를 갖고 있다. 권 지점장은 "우리의 강점은 리테일(소매) 뱅킹에 있기 때문에 현지 리테일 영업을 하지 않고서는 확장성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베트남 관리들을 한국에 초대해서 주택금융 워크숍을 가진 적도 있다. 국민은행 부동산시세, 국민주택기금 등 한국에서 해 왔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주면서 자연스럽게 리테일 영업의 기회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건설업체와의 거래에서 수익을 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이미 베트남 사회주택 건설에 대한 연구 조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베트남 당국도 한국의 청약저축이나 국민주택기금 등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민은행은 하나은행이 베트남 국영은행의 지분을 사들인 것처럼, 적절한 기회가 생기면 현지 은행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베트남이 계속 성장할 것이란 점에는 별로 이견이 없다. 우리가 함께 올라갈 수 있도록 사다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 호흡으로 이익을 내기 위한 초석을 다질 것이다. (다른 한국 은행들에 비해) 늦었지만 어차피 경쟁의 본질적 목표는 추월이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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