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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新남방 K금융]'박항서 효과' 날개를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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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게시돼 있는 신한베트남은행 광고.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간판 쯔엉 선수가 손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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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손흥민? 월드클래스죠. 박지성, 안정환, 이영표 등 한국 선수들 많이 알아요. 2002년 월드컵 때 열심히 봤죠. 이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의 히딩크, 그 이상이 됐어요. 베트남 사람들이 원래 축구를 좋아하지만 요즘 같은 때는 없었어요."


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만난 니아씨의 말이다. 마침 동아시안대회에서 베트남이 열전을 펼치고 있을 때였다. 박 감독은 결국 동남아시안(SEA)게임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베트남에 남자 축구 금메달을 안겼다.


신한베트남은행은 그 날개 위에 올라타 있다.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내려 입국 수속을 밟으러 가는 길목에서부터 박 감독과 베트남 간판 축구선수 쯔엉이 손 잡은 신한베트남은행 광고를 만나게 된다. 베트남 내 36개 영업점에 모두 박 감독을 담은 외부 광고물을 부착해 놓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한 브랜드 홍보에도 활용하고 있다. 유튜뷰의 박 감독 광고 영상은 100만뷰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박 감독과 홍보 모델 계약을 맺은 이후, 박 감독은 승승장구하며 베트남 축구 역사를 뒤바꿔놓았다. 국민들은 열광했고 자연스럽게 신한베트남은행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 커졌다. 실적으로 이어졌다. 홍보 모델 계약 이전 101만명이던 고객 수는 지난달 말 기준 151만명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인터넷뱅킹 고객도 12만명에서 18만명으로 늘었고, 신한카드 사용자도 19만명에서 21만명으로 증가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올해 순이익은 9500만달러(약 111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20~30%가량 치솟는 것이다.


조명현 신한베트남은행 북부센터장은 "사실 박 감독과 처음 계약을 맺을 때만 해도 이 정도까지 잘 할 줄은 몰랐다"면서 "적극적으로 현지 영업을 확대해 왔지만, 홍보 효과도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박 감독이 홍보 모델로 활동하기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달라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지 진출한 다른 한국의 은행들도 간접적인 수혜를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하노이 지점 관계자는 "베트남이 다른 국가에 비해 편하고 영업하기에도 유리한 조건인 이유가 한국인에 대한 호감 때문"이라며 "박항서 신드롬은 그런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어 신한 뿐 아니라 우리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점 관계자는 "내년의 과제 중 하나가 우리도 홍보 모델을 물색해보자는 것"이라며 "베트남 현지에서 아직은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신한처럼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을 통한 홍보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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