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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고급 주거상품 호황의 이유는 수익보다 ‘절세’와 ‘상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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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양에 나선 ‘르피에드’의 갤러리에 연일 예약 방문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첫 피에드아테르 주거상품으로 컨시어지 서비스와 고급 어메니티, 최고급 가구와 마감재로 꾸며지는 르피에드의 갤러리는 예약 후 2~3일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자산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르피에드 갤러리의 방문 열기는 ‘더 라움펜트 하우스’와 ‘리버뷰 나루 하우스’ 등 최근 공급된 소형 고급 오피스텔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으로, 일각에서는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공간을 찾는 영리치가 늘면서 자연스레 소형 고급 주거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9억원 이상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납부하는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30대 이하 인원이 2013년 9,823명에서 2017년 3만3,356명까지 증가했다. 30대는 5년 사이 2.5배 가까이 늘어났고(8,893명->21,664명), 20대도 2배 이상 늘었다(794명->1,692명).


하지만 영리치의 증가만으로 고가 오피스텔 거래량 증가를 전부 설명하기는 어렵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83건이던 10억원 이상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이 2018년에는 181건으로 100건 가까이 늘었다. 이는 3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10억원 이상 오피스텔의 거래 회전율이 낮은 것을 감안하면 영리치의 증가 외 요인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고급 오피스텔의 인기 배경에는 실제 영리치들의 매수보다 자산가들의 증여 열풍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피하고자 자산가들 사이에서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해 주택 수를 줄이는 절세방법은 이미 보편화됐다. 여기에 증여 시 아파트보다 절세효과가 큰 오피스텔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며 절세 상품으로 주목 받은 것이다.


실제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증여일(평가기준일)현재의 시가에 따른다(증여세법 제60조). 증여일 전후 3개월 이내에 매매·감정·수용·경매가 있는 경우에는 증여세법에서 정한 시가를 찾기 쉬워 거래량이 많은 아파트는 현재의 시세를 기초로 증여세를 내게 된다.


반면 극소수의 매물이 간헐적으로 거래돼 증여 시 현재 시세를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고가 오피스텔의 경우는 증여세 산출법이 다르다. 거래량이 적은 고가 오피스텔의 증여세 산출세액을 계산하려면 매년 12월 31일 국세청이 고시하는 ‘기준시가’를 확인해야 한다. 이 기준시가는 과거의 데이터를 기초로 하는 정보로 시세보다 저평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시세가 유사한 부동산이라도 고가 오피스텔은 시세 대비 60~80% 가까이 낮은 기준시가로 증여세가 매겨질 공산이 큰 셈이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증여한다고 가정할 때, 단순 계산으로 아파트의 증여세는 약 2억 1,060만원이 나온다. 반면 오피스텔의 증여세는 기준시가에 따라 최소 약 1억 260만원으로 책정돼 오피스텔 증여 시 아파트 대비 약 1억 800만원 수준의 절세 효과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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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오피스텔 증여세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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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아파트의 경우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매제한, 양도세 중과, LTV규제 등 부동산 규제가 다주택자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오피스텔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임대사업자의 경우 오피스텔은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아 기존에 다른 주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1세대 1주택으로서 일정한 요건만 충족된다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일반과세자로 사업자등록을 내면 부가가치세도 환급 받을 수 있다.


다만, 임대주택법상 ‘주거용’ 요건을 갖추면서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한 경우에는 주거용 오피스텔로 간주돼 주택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된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분양가가 9억이 넘어가도 중도금대출이 가능하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없는 것도 오피스텔의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점점 강화되는 규제로 자산가들 사이에서 절세가 곧 수익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증여를 통한 부동산 절세 바람이 불고 있다”며“특히 증여세 산출에 유리하고 주택 수에 산정되지 않는 고가 오피스텔에 그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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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피에드 갤러리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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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라 기자 mail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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