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밤이 무서워요"…운전 야맹증, `車 라식`으로 치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제공=볼보, DS, BMW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만車-132] 겨울은 운전하기 어려운 계절이다. "겨울을 세 번은 나야 초보 딱지를 뗀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폭설, 빙판길, 한파는 두려울 정도다. 여기에 길어진 밤도 운전을 두렵게 만든다.

가로등이 적은 도로나 골목길에서는 야맹증에 걸린 것처럼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고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워 밤에는 사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밤길을 밝혀주는 화려한 네온사인이나 맞은편 차량의 전조등도 사고를 유발한다. 순간적으로 눈이 멀게 만든다. 밤에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도로 곳곳이 결빙되면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두운 색상 옷을 입은 보행자나 자전거도 두렵다. 갑자기 차 앞에 나타나 운전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자동차회사들은 야간운전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각종 안전·편의 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자동차 성능이 비슷비슷해지면서 '밤에 강한' 장치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매일경제

BMW 어댑티브 헤드라이트 /사진 제공=BMW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밤눈 밝혀주는 헤드램프

자동차회사들이 운전 야맹증 치료를 위해 내놓은 장치는 헤드램프다. 헤드램프는 단순히 전구로 빛을 발산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기술을 채택해 스마트해졌다. 어댑티브 헤드램프가 대표적이다. 스티어링휠의 회전 각도와 주행 속도를 계산한 뒤 주행 방향에 따라 빛의 방향을 자동 조절해 시야를 확보해준다.

BMW 하이빔 어시스트는 빛의 조사 범위를 자동 확장해 운전자 시야를 지능적으로 넓혀준다. 50㎞/h 미만의 속도로 도심을 달릴 때는 다가오는 길 양쪽과 반대편 차량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빛을 분포한다. 고속도로에서는 라이트 빔을 더 멀리 쏴 좌측의 다가오는 차량들의 조도를 보다 크게 확장해 비춰준다.

아우디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좌우에 각각 25개 고광도 LED 램프를 장착했다. 야간에는 조명 광도를 높여주고 곡선 주행 때 빛의 초점을 도로 곡선을 따라 비춰준다. 테일라이트에 적용한 다이내믹 턴 시그널은 일렬로 늘어선 LED 라이트가 순차적으로 점멸한다. 뒤따라오는 차량과 부딪칠 위험을 줄여준다.

렉서스 오토매틱 하이빔은 카메라를 통해 전방 차량의 불빛을 감지한 뒤 상황에 맞게 상향등을 자동 점멸한다. 어두운 곳에서 운전 시야를 넓혀주는 동시에 앞 차량 운전자가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눈부심도 줄여준다.

혼다는 투명한 유리처럼 램프 안쪽을 볼 수 있는 클리어 렌즈를 사용해 가시거리를 확보해주고, 눈부심 현상을 줄여주는 조사각도 자동 조절 헤드램프를 채택했다.

인피니티는 헤드램프에 어댑티브 프런트 라이팅 시스템(AFS)을 적용했다. 차량 속도와 조향 각도를 바탕으로 헤드라이트를 우측으로 15도, 좌측으로 17도까지 회전시켜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준다.

볼보는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Ⅱ를 개발했다. 룸미러 앞에 탑재된 카메라가 맞은편에서 접근하는 차나 앞차의 위치를 감지하고 하이빔의 차단 범위를 계산한다. 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맞은편 차량 및 앞 차량의 위치 지점에 그림자를 만들어 빛이 차량에 비치지 않도록 만든다.

지프는 전방 코너링 안개등을 채택했다. 스티어링휠을 10시나 2시 각도로 돌리거나 턴 시그널을 켜면 해당 방향 쪽 안개등이 작동해 코너쪽 시야를 넓혀준다.

매일경제

벤츠 액티브 나이트 어시스트 뷰 플러스 /사진 제공=벤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꼭꼭 숨어도 찾아내는 적외선·레이저

헤드램프만으로는 어둠에 묻혀 있는 사물을 모두 감지할 수 없다. 이때 효과를 발휘하는 게 군사 목적으로 개발됐던 적외선과 레이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적외선을 활용해 야간 식별 능력을 향상시키는 액티브 나이트 뷰 어시스트 플러스를 선보였다. 야간 투시 카메라가 도로 위나 근처에서 사람을 감지하면, 스포트라이트 기능으로 자동으로 깜빡여 운전자에게 잠재적 위험을 알려준다.

아우디 나이트비전 어시스트는 적외선 카메라로 최대 300m 앞까지 모니터링하면서 사람과 동물의 열을 감지한다. 차량에 탑재된 컴퓨터는 이 정보를 영상으로 변환한다. 체온을 가진 사람과 동물은 눈에 잘 띄는 밝은 색으로, 차가운 도로는 어두운 색으로 바꿔 운전자에게 이미지로 제공한다. 사고 위험이 높아지면 경보음도 울린다.

BMW 나이트비전은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전방 300m 범위에서 열을 발산하는 사람과 동물 등을 눈에 잘 띄는 밝은 색으로 중앙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통해 표시한다. 시속 80㎞ 이내에서는 카메라 수평 각도를 36도까지 조정해 도로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물도 파악할 수 있다.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 경고음도 낸다.

전투기 조종사의 헬멧처럼 각종 주행 정보를 운전석 앞 유리에 기호와 숫자로 표시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BMW는 레이저 라이트 기술도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BMW 7시리즈와 8시리즈에는 조사 범위가 최대 500m에 이르는 레이저라이트가 장착됐다. 전력 소모가 적고 조사 범위가 넓어 야간에 더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벤츠도 주행 상황에 맞춰 상향등을 작동하는 울트라 레인저 하이빔 시스템을 채택했다. 최대 밝기의 조사 범위는 650m에 달한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레이저 매트릭스-레이저 LED 헤드램프 시스템은 기본 LED 조명보다 다섯 배나 높은 조도를 통해 넓고 깨끗한 시야를 제공한다. 프리미엄 레이저 하이빔 어시스트 기능은 속도가 80㎞/h를 초과하고 다른 불빛이 감지되지 않으면 550m에 달하는 거리를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보조한다.

DS 오토모빌은 DS7 크로스백에 DS 나이트 비전을 달았다. 프런트 그릴에 탑재한 적외선 카메라가 전방 100m 이내에 있는 보행자나 동물(50㎝ 이상)을 식별한 뒤 디지털 계기판에 노란색이나 빨간색 선으로 표시해준다.

매일경제

DS 나이트 비전 /사진 제공=D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숨을 곳이 없는 360도 카메라

360도 전후좌우 감지 카메라도 운전 야맹증을 치료해준다. 차의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차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제공해 낮은 물론 밤에도 사각지대를 없애주고 주차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360도 카메라 감시 시스템의 대표 주자는 어라운드뷰다. 2005년 도쿄모터쇼에서 닛산이 GT-R 프로토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닛산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가 채택한 어라운드뷰 모니터는 모니터 화면 왼쪽에 진행 방향 영상이 나타난다. 화면 오른쪽에는 카메라 4대가 촬영한 영상을 조합해 전후좌우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버드아이 뷰 장면이 나온다.

BMW 서라운드 뷰도 백업 카메라, 센서, 사이드미러 카메라 등을 통해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장 등 제한된 공간에서도 정확하게 차를 움직일 수 있게 지원한다. 교통 상황도 3차원 이미지로 제공한다.

BMW 리모트 뷰는 BMW 커넥티드를 통해 차량 주변의 3차원 이미지를 운전자의 모바일 기기로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운전자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차량 주변 상황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볼보도 1메가픽셀 해상도를 갖춘 카메라 4대로 차량 주변을 살펴본 뒤 센터콘솔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360도 감시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 중 후방 카메라는 운전자가 차량 뒤쪽 상황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줌인 기능도 지원한다.

현대자동차 서라운드 뷰도 4대의 고화질 카메라가 전후좌우 사각지대를 촬영한 뒤 운전자에게 화면으로 보여준다. 신형 그랜저에 장착된 서라운드 뷰에는 전후방 탑뷰 및 탑뷰 확대, 축소 뷰 기능이 추가됐다.

매일경제

기아차 후측방 모니터 /사진 제공=기아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전에 사각지대는 없다

사이드미러나 룸미러로 볼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륜차나 자전거, 사람과 부닥치는 사각지대 사고는 낮보다는 밤에 더 자주 발생한다.

이 같은 사각지대 사고를 예방하는 데 앞장선 곳은 볼보다. 볼보의 사각지대 사고 예방 시스템인 블리스는 사이드미러 양쪽 밑 부분에 달린 소형 카메라가 사각지대에 나타난 물체를 감지한 뒤 경고등을 작동시킨다. 사각지대에서 달리는 이륜차나 자전거 등과 부닥칠 위험을 줄여준다. 차선을 바꿀 때도 효과적이다.

볼보는 레이더를 이용해 사각지대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리어 범퍼 양쪽에 배치한 레이더가 옆이나 뒤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탐지한다.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은 충돌 위험이 높이지면 운전자에게 경고등으로 신호를 보낸다.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커지면 조향 지원 기능으로 사고를 예방한다.

혼다 어코드와 크로스투어에 장착된 레인워치 시스템은 조수석 쪽 사이드미러 하단에 있는 카메라를 통해 사각지대 상황을 파악한다. DS 오토모빌도 주행 중 사각지대에 다른 차가 있으면 램프로 위험을 표시해주는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을 선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자동차는 후측방 모니터와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으로 사각지대 사고를 예방한다. 후측방 모니터는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움직이면 해당 방향의 후측방 영상을 클러스터 화면에 보여준다. 방향지시등 레버를 내리면 클러스터 왼쪽의 후측방 상황이 클러스터 화면 왼쪽에, 레버를 올리면 오른쪽 후측방 상황이 클러스터 화면 오른쪽에 영상으로 나온다.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은 운전자가 고개를 돌리지 않으면 잘 볼 수 없는 후측방 영역을 감지한다. 차로를 이탈할 때 후측방에서 달리는 차량과 충돌할 위험을 감지하면 충돌 회피를 지원하거나 사고 피해를 줄여주도록 제어한다.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