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대유위니아그룹 차녀, 전자계열사 영향력 확대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은진 상무 위니아홀딩스 워런트 43만주 매입

위니아대우에 영향력 확대 상장 효과도 기대

뉴스1

지난 7월1일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회사 창립 20주년 기념식 행사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유위니아그룹 제공)©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딸인 박은진 대유에이텍 상무(29)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위니아대우(옛 대우전자)를 지배하고 있는 위니아홀딩스의 지분 확보에 나섰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의 계열사인 대유에이텍은 지난 6월 보유하고 있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90만주 중 43만주의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 Warrant)을 떼어 2억8900만원에 박 상무에게 매각했다.

분리형 BW의 경우 채권과 신주인수권이 별도의 증권으로 분리돼 독자적으로 양도할 수 있는 사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채권으로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신주 발행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따로 팔 수 있는 것이다.

과거 많은 기업들이 분리형 BW를 발행하고 신주인수권을 떼내 저가에 대주주 일가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대주주의 영향력을 강화하거나 승계 작업을 위해 사용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13년 상장사의 분리형 BW 발행을 전면 금지했다가 2015년부터는 대주주의 편법적 활용이 불가능한 공모 방식의 발행만 재허용 했다.

하지만 비상장사의 경우 이런 제한에서 자유롭다. 위니아홀딩스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위니아홀딩스는 지난해 4월과 5월에 두차례에 걸쳐 12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행사가액은 1주당 5000원으로 약 240만주 분량이다.

이 120억 가량의 BW를 대유위니아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가 75억(150만주), 45억원(90만주)씩 나눠서 매입했다. 이중 대유에이텍이 회사가 보유한 BW 중 일부의 워런트를 박 상무에게 매각한 것이다.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위니아홀딩스의 지분은 대유위니아그룹의 계열사인 대유홀딩스(46.49%), 대유에이텍(14.08%), 대유플러스(14.08%)가 나누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확보한 약 75%의 지분 이외의 지분에 대해서는 공개돼있지 않다.

현재 위니아홀딩스의 발행주식은 930만1800주로 BW가 실현됐다고 가정했을 때는 총 1170만1800주가 된다. 박 상무가 43만주를 신주로 발행 받는다고 해도 확보하는 지분율은 3.7% 정도지만 대유위니아그룹의 계열사들이 확보한 지분이 우호지분으로써 작용해 적은 지분으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금융 관련 전문가는 "상장사에서 분리형 BW 발행을 금지한 이유가 워런트가 (대주주의) 지분 확대의 가장 유용한 방안이기 때문"이라며 "비상장사의 경우 분리형 BW 발행이 불법은 아니지만 탈법의 수단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 관련 연구기관은 연구원도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면 문제가 될 것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상속세·증여세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유에이텍의 관계자는 "관계사의 BW 관련해서 특수관계인에게 워런트가 매각된 건인데, 그 지분 변동의 결정 과정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위니아홀딩스는 위니아대우의 지분을 88.98%의 확보하고 있는 회사라는 면에서 이번 위런트 매각이 의미가 있다. 위니아대우는 대유위니아그룹이 지난해 2월 인수한 대우전자의 후신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대우전자의 인수로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규모는 크게 차이나지만 국내 가전업체 3위로 도약했다.

위니아대우는 인수 전부터 적자를 이어왔으며 인수 첫해인 지난해 7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매출액은 지난해 1조4197억원으로 대유위니아그룹의 기존 주 요계열사들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이 위니아대우를 인수하며 실적 개선 개선 노력을 진행하고 있어 그룹 내에서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대유위니아그룹이 위니아대우를 인수하면서 2020년 이후 상장을 예고한 바 있어 차후 행보가 더 주목된다. 물론 2020년 상장에 앞서 '2019년 5% 영업이익 달성'이라는 전제가 달려있어 상장 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 대유위니아그룹 관계자는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인수 당시 시점과 현재 상황이 달라 상장 시점을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위니아대우를 비상장사로 두고 지주회사 격인 위니아홀딩스를 상장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회계 관련 전문가는 "사례에 따라 사업회사를 비상장사로 두고 지주회사만 상장하는 경우 이익이 다를 수 있겠지만 (대주주의 입장에서) 기업 운영에 부담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분석했다.

뉴스1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만약 위니아홀딩스가 상장하게 되고 주가가 BW 행사가인 5000원과 워런트 1주당 매입가격인 672원을 합친 5672원을 넘어서게 된다면 박 상무는 주식을 되팔아 차액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게 된다.

한편, 박 상무는 미국 뉴욕 대학교를 졸업하고 국내 한 경제지에 기자로 입사했다가 지난 2017년 퇴사했다. 퇴사 후에는 2018년 6월부터 위니아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취임해 올해 3월까지 근무했다. 이어 3월말에는 다시 대유에이텍의 비상근 등기임원 상무로 취임했다.

또 박 상무는 올해 초부터는 그룹의 또 다른 전자계열사인 위니아딤채 영업부문에 부장급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박영우 회장에게는 두명의 딸이 있지만 맏딸은 결혼 후 해외에 거주하며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차녀인 박 상무를 중심으로 후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도 박 상무는 대유위니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위니아딤채(0.21%), 대유플러스(6.13%), 대유에이텍(1.28%) 등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potgus@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