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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개소세 인하 종료되면]국산·수입차 동반 부진… 인하 약발 이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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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부진에 시달렸다.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1년 반이나 지속되면서 사실상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인천의 한 자동차 출고 사무소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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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있긴 했나요?”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내년 사업계획에서 이미 개별소비세 효과는 큰 변수로 보지 않고 있다”고 14일 말했다. “개소세 인하 종료로 가격 부담이 생기겠지만 제품력과 신차 계획, 글로벌 경기 회복이 국내 판매의 더 중요한 변수”라고 덧붙이면서다.

1년반 동안 지속했던 개소세 인하 효과는 실제로 크지 않았다. 올해 국산차 판매(11월말 누적)는 137만39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완성차 업체별로 보면 편차는 더 크다. 올해 신차가 많았던 현대차가 작년 동기 대비 2.9% 늘었지만 기아차는 3.8%나 줄었다.

외자(外資)계 완성차 업체의 실적은 더 심각하다. 한국GM이 18.4%, 르노삼성은 3.4% 판매가 줄었다. 지난해 선전했던 쌍용차도 1.3%나 빠졌다. 개소세 인하가 두 차례 연장됐지만 사실상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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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소비세 ‘약발’ 안 먹힌 자동차 시장.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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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던 수입차의 부진도 심각하다. 올해 11월 말 현재 한국 시장에서 수입차 누적판매는 23만2502대로 지난해 대비 10.2%나 줄었다. 1위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고, 일부 럭셔리 자동차 판매가 늘었지만 대부분의 수입차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세계·국내 경기 하락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다. 소비자들이 큰 돈 지출을 꺼리면서 자동차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한때 높은 이율의 자동차 파이낸스로 재미를 봤던 수입차 브랜드가 ‘무이자’ 공세에 나섰지만 소비자는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국산차 역시 양극화가 심각하다. 상품성 높은 신차를 많이 내놓은 현대차만 판매가 늘었고, 신차가 없었거나 상품성이 떨어진 완성차 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개소세 인하에 더해 대규모 할인 공세까지 펼쳤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외자계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수출이 줄어도 내수가 뒷받침되면 버틸 만한데, 올해엔 내수 판매도 부진해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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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는 내년 판매가 반등할 것은 기대한다. 노후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시행되고 시장에서 대기수요가 많던 '볼륨 모델'의 신차가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주 출시된 기아자동차 신형 K5. [사진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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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 일단 수입차 업계에 더 큰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배출가스 조작사건인 이른바 ‘디젤 게이트’ 이후 수입차 인증 절차는 더 까다로워졌다. 신차를 준비하고도 인증이 되지 않아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규모 할인에 무이자 공세까지 펼치는 상황에서도 판매가 늘지 않는데, 개소세 인하 종료로 가격 상승요인까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내년 10년 이상 노후차를 신차로 바꿀 경우 일괄적으로 개소세 70%를 인하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발효되면, 국내 자동차 판매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30% 깎아줬던 개소세 인하 조치보다 인하 폭이 크고 내년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 영향력이 큰 신차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어서 올해보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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