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호의 一筆揮之]
-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 필리버스터 불가능하다는 결론/예산안 처리, 아들 공천과 연계하는 것은 나와 민주당 모독
- 민주당과 한국당, 선거법 개정안에 합의 접근한 상태/선거법 개정, 그동안 합의 처리 된 적이 없고 제1당이 날치기 통과해
문희상 국회의장과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희상 국회의장은 15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 검찰개혁 법안 처리와 관련해 “16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한 번 더 협상을 시도하겠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상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자유한국당이 신청한) 임시국회 회기결정의 건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가능한 지 검토를 했는데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지난 10일 한국당을 뺀 ‘4+1’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 강행 처리에 따른 의장의 중립성이 문제되는데 대해 “나는 국회법 조항을 단 한개도 어기거나 무리하게 운영하지 않았다”며 “그날(10일) 여야 3당 교섭단체의 원대대표와 예결위 간사 6명이 의장실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7시간 반 동안 논의 끝에 합의해놓고 (한국당 의총에)가서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에게 예산부수법안보다 예산안을 먼저 본회의에 올린 관행이 과거 국회에 몇 번 있었고, 예산안을 먼저 올리겠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한국당이 예산안 강행처리를 자신의 아들 공천과 연계하는데 대해 “말도 안 돼 대꾸를 하지 않았다”며 “이것(예산안)을 처리하면 그걸(공천)을 해준다고 하면 그게 공당인가. 더불어민주당과 나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가 무산됐다.
“백날 합의를 하면 뭣하냐. 의총에서 뒤집어지고, 약속을 안 지켜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진짜 처리 할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볼 때 (심재철)원내대표는 (당내) 협상파의 지지를 많이 받아 당선 된 터라 협상하려고 했다. 차곡차곡 모든 것을 자세히 합의해 쭉 정리를 했다. 지난 13일 오전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민주당이 제출한 16일까지 6일간 회기 결정의 안과 1개월로 하자는 한국당의 회기결정의 건에 대한 수정안 2개를 표결에 붙이고 각각 1명씩 토론을 하기로 합의를 했다. 그런데 무제한 토론 신청이 들어온 거다. 필리버스터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예산안, 예산안 부수법안 같은 것은 못 붙이도록 국회법에 명시돼 있다. 회기결정의 건이 무제한 토론이 가능한 지 검토를 했는데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왜냐하면 무제한 토론이 붙는 것은 회기가 끝날 때가지 무제한 토론을 해야 한다. 거기서 끝나고 그다음 회기에 첫 번째 안건으로 올라가 토론 없이 바로 표결에 붙여야한다. 다만 의결안건으로 올라 온 민주당 안과 한국당 수정안을 놓고 반대토론을 각각 5분씩 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한국당 의총에) 가서 합의를 깬 것이다. 그리고 무제한 토론 신청이 들어왔다. 그래서 안 된 것이다. 이유는 복잡할 것 없이 간단하다. 계속 그런 식으로 하니까 할 수가 없다. 원래 합의를 했으니 16일 또 한 번 합의를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 (합의를) 안 하면 그냥 바로 상정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여야3당 원내대표들과 회동에 앞서 20대 국회를 회상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한국당은 2013년 당시 통진당 김미희 의원의 사례를 들고 있다.
“찬반 토론은 있을 수 있다. 이번에도 찬반토론을 거절한 것 아니다. 표결 안하고 의장이 방망이 두드리고 대체로 넘어 갔다. 그런데 원내대표 셋이 모인 자리에서 토론을 하겠다고 해서 각각 한번씩 하고 표결에 들어가기로 여야가 합의를 했다. 공식 회의여서 전부 기록으로 남아있다. 녹취가 있다. 그것도 외면한다. (심 원내대표는) 명시적으로 패스트트랙을 붙이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면 왜 합의를 했나. 말이 되나.”
- 16일 여야 원내교섭 3당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16일까지 합의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그날 예산부수법안 먼저 올리고 바로 필리버스터에 들어가면 된다. 극적인 합의가 될 지 모르겠다. 나는 한 번도 오버한 적이 없고, 시간도 넉넉히 드렸다. 이쪽은(여당) 강행하면 그만이다. (선거법 개정은) 제1야당과 합의하는 선까지 다 왔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각각 250석, 50석으로 하고, 비례대표도 50석 가운데 정의당한테 욕을 얻어먹으면서까지 어느 정도 근접했다. 한국당은 정의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바라지 않는다. 17일은 총선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오는 17일 시작돼서다. 그때까지 선거법 개정안을 정해야한다.”
- 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에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인가.
“100% 다 됐다.”
- 한국당은 문 의장의 ‘중립성’을 문제 삼고 있다.
“말도 안 된다. 내가 위법, 불법인 사항을 할 수 있겠는가. 지난 10일 예산안 처리에 앞서 (여야 3당 원내대표를) 우리방에 가둬놓고 (문을) 잠궜다. 그리고 6명(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예결위 3당 간사)이 7시간 반 동안 협의해 합의안이 나왔다. 몇 천억원을 깍기로 합의를 했다. 중간에 나가 자기네들이 발표까지 하지 않았나. 그런데 (심재철 원내대표)느닷없이 슬그머니 의장실을 나가더니 (합의가)깨진 것이다. 할 마음이 없었던 거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안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예결위 활동은 11월말로 끝나 예결위는 없어졌고, 이제 정부안이 남은 거다. 이걸 고칠 수 있는 것은 유일하게 국회법상 50인 이상 국회의원이다. 4+1이 아니고 50명 이상이다. 50명 이상의원이 수정안을 낼 수 있어서다. 그래서 자기네들(한국당)도 (수정안을)내지 않았나. 여기는(범여권) 4+1이 합의한 수정안을 냈고 그것을 통과시켰다. 그것이 안 되면 (정부)원안이 통과되는 것이다. (한국당이 의총에)갔다 오더니 다른 핑계를 대고 브레이크를 걸고 또(국회)연기시키려는 거야. 의장으로 참을 수 없었다. 12월10일은 중요하다.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10일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어서다. 헌법에 12월2일 새해예산안을 처리하도록 돼 있다. 나는 예산안을 어떻게든 10일 통과시킨다고 5번 이상 중간에 예고했다. 세상없어도 10일 처리한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당이)부수법안에 수정안을 붙여놨어요. 그러면 안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예산안에 합의를 안 한 것이 아니다. 나는 심 원내대표에게 예산부수법안 보다 예산안을 먼저 올린다고 분명히 말했다. 과거 국회에 몇 번 그런 관행이 있었다고도 했다. 나는 국회법 조항을 단 한개도 어기거나 무리하게 운영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6명에게 7시간 반 동안 합의하라고 계속 종용했으며, 합의해놓고 가서 뒤집었다. 그(한국당)안에 판을 깨려는 강경파가 있다. 거기서 (사인)안 해 줘 퇴짜 맞고 오는 거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여야3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
- 한국당은 예산안 강행처리를 문 의장 아들 공천 문제와 연계시키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 대꾸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을 모독하는 말이다. 내가 이것(예산안) 처리하면 그걸(공천)을 해준다고 하면 그것이 공당인가. 대한민국, 대명천지에 그런 당이 어디 있겠나. 어느 당인들 그렇게 할 수 있나. 실력이 없으면 경선에서 떨어질 것이 아닌가. 나도 모욕하는 것이다. 아니 그럼 내가 실력도 없는 아들을 (국회의원)시키려고 이렇게 하겠나. 그게 말이 되나. 나도 출마에 반대하고 있다. 그도(아들) 벌써 나이 쉰 살이다.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을 하는 등 캐리어를 갖췄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 부위원장을 하는 등 정치수업도 받았다. JC중앙회장 지낸 사람은 전국에서 다 날리고 있다. 과거엔 청년대표로 당의 영입케이스였다.”
- 선거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해 처리해야 하지 않나.
“그것도 뭔가 잘못 알려져 있다. 여태껏 중요한 선거 제도가 바뀔 때 한 번도 합의로 된 적이 없다. 한번 조사를 해봐라. 소선거구제가 중선거구제로 됐다가 다시 소선거구제로 되는 과정, 비례대표가 들어가는 과정 등 전부 제1당이 날치기 통과하는 등 그냥 밀어붙였다. 그런데 선거구 획정 때문에 착각을 하고 있다. 선거구 획정은 마지막에 합의를 했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선거를 못 치른다. 그래서 자꾸 선거의 룰이라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 한국당은 그런 사실을 모르면서 합의처리를 주장하고 있나.
“지금 그런 지도자가 없고, 약속을 하면 지킬만한, 담보할 사람이 없다. 황교안 대표는 원내가 아니어서 원외로 나가는 명분만 찾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협상하려고 달려들었다. 그런데 가면 거기서 깬단 말이야. 밤낮 합의를 해도 소용이 없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