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의 개막 몇시간 앞두고 '기후변화 대응 목표' 강화 촉구…6시간 만에 해산돼
EU 정상회의 건물에 설치된 '기후변화 비상사태' 배너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활동가들이 12일(현지시간)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의제로 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예정된 건물 외벽에 올라 시위를 벌이다가 체포됐다.
AP통신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그린피스 활동가 29명은 이날 EU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회의 장소인 벨기에 브뤼셀 유로파 빌딩에 올라가 6시간가량 시위를 벌이다가 체포됐다.
건물 외벽에 '기후 비상사태'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내건 이들은 붉은색 조명탄에 불을 붙이고, 화재경보음을 울리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시작되는 이틀간의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의장 주변은 사람과 차량의 출입이 통제되고 무장 경찰이 배치되는 등 경비가 강화됐다.
그러나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회의장 주변 통제가 완료되기 전인 이날 오전 6시께 유리로 된 유로파 빌딩 전면부 외벽에 오를 수 있었다.
이들은 EU 정상들이 이번 회의에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에 합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좀 더 공격적인 목표 설정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탄소 중립'은 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 배출량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등 탄소 감축 및 흡수 활동을 통해 상쇄, 실질적인 순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세계가 불타고 있는데 우리 정부들은 내버려 두고 있다"면서 "그들은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낡은 소방차의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에 오른 이들은 당초 이틀분의 식량을 준비하며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었다.
'기후변화 비상사태' 현수막 걸려있는 EU 정상회의 건물 |
하지만 정오께 현지 경찰이 외벽에 오른 29명 등 활동가 57명을 체포하면서 EU 정상회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 이들의 시위는 별다른 충돌 없이 중단되고 현수막도 철거됐다. 이번 시위에는 7개국에서 온 61명의 활동가가 참여했다고 그린피스는 밝혔다.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영국을 제외한 27개국 정상이 모이는 이번 회의를 불과 몇시간 앞두고 벌어진 이번 시위를 두고 보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정상회의 보안 직원은 활동가들이 건물에 오를 때까지 상황을 깨닫지 못했으나, 이후 브뤼셀 경찰과 소방대가 출동해 해산에 나섰다.
한 EU 관리는 이와 관련, 해당 건물의 보안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보안 공백 우려를 일축하고 이번 시위는 회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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