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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장이 같은 건물에 피아노학원도 운영?… 불법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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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분석 결과 / 경기교육청 감사서 170곳 적발 / 영리업무 종사 금지 원칙 위반 / 교육과정 불법 운영한 경우도

#1. 경기 부천시의 A유치원 원장은 유치원 건물 내에 정원 200명인 피아노학원을 30여년 간 직접 운영해왔다. 이는 유치원 등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사립학교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

#2. 용인시의 B유치원은 전체 원아를 대상으로 방과후 영어수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방과후 과정 외에 별도로 미술, 발레, 점핑 등 특성화 프로그램을 실시해 원아 1인당 하루 1개 이상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원아는 하루에 3개 프로그램까지 참여했다고 한다. 이 역시 유아교육법 위반 행위다.

경기지역 상당수 유치원이 이처럼 한 건물에 여러 학원을 동시에 운영하거나 불법적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1∼11월 관내 248개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 결과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이 분석했다. 이 중 감사처분이 확정된 유치원은 170곳에 달한다.

분석 결과 크게 두 가지 양상의 불법실태가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설립자 겸 원장이 영리 업무 종사 금지 원칙을 위반하거나 친인척 명의로 학원(또는 교재·교구업체)을 동시에 운영하고, 유치원 재정·시설·정보를 학원의 영리 목적으로 유용한 유치원 18곳이 적발됐다. A유치원도 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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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사립학교법 제55조(복무)에서는 유치원 등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에 관해선 국·공립학교의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5조(영리 업무의 금지)를 보면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취하는 업무를 겸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치원과 어학원을 같이 운영하는 곳들은 어학원의 모든 경비를 유치원에서 회계처리한다”며 어학원에서 나오는 수입을 쌈짓돈처럼 챙긴다고 밝힌 바 있다. 사교육걱정은 “사실상 유치원이 학원업자와 다를 바 없는 장사꾼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실체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불법 실태는 유치원 방과후과정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관련 지침을 위배하고 과도한 학습을 유발하는 것이다. 올해 B유치원을 포함해 이런 유치원 54곳이 경기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됐다. 이들 유치원은 △정규교육과정 이후 반드시 방과후과정에서만 △해당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에 신청(동의)한 학부모의 자녀를 대상으로 △유아 1인당 ‘1일 1개 1시간 이내, 주 5개 이내’로 운영하라는 지침을 위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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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사립유치원은 정규 교육과정 시간에 만 3~5세를 대상으로 매일 주5회 영어수업을 배치한 뒤 원어민 수업까지 더해 주 6회나 영어특성화수업을 진행하거나, 설립자 본인 또는 배우자가 운영하는 어학원에 위탁해 주 5회 회당 1시간30분씩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어학원에서 원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24차시의 영어수업을 배정하는 등 학습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한 곳도 있었다.

사교육걱정은 “‘놀이중심, 유아중심’이라는 ‘2019 개정 누리과정’의 본래 취지가 유치원 현장에서 제대로 안착되고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무분별한 방과후 과정 문제, 특히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의 불·편법 운영을 철저히 규제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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