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동아시안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홍콩전 승리의 주역은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이었다. 실속 없는 맹공을 펼쳤던 한국은 2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쟁취했다. 황인범은 그 2골에 관여했다.
황인범은 11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홍콩과의 2019 EAFF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중원 사령관으로 낙점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그를 중용한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다만 최근 출전시간이 줄었다. 11월 14일 레바논전에서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되더니 5일 후 브라질전에는 경기 종료 직전 투입됐다. 황인범이 A매치 경기에서 10분도 뛰지 못한 것은 처음이었다.
황인범은 11일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홍콩전에서 승리의 주역이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렸던 황인범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경기력 부진으로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황인범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다. E-1 챔피언십 엔트리에 비아시아 리그에서 뛰는 선수로 유일하게 발탁했다.
경기 내내 한국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홍콩은 밀집 수비를 펼치며 막기에 급급했다. 전반 점유율이 84%-16%였다. 그러나 한국의 공격은 답답했다. 활로를 찾지 못했다. 김승대, 문선민(이상 전북 현대)의 장점인 속도와 공간 침투를 살리는 공격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때 두드러진 건 황인범이었다. 모처럼 벤투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20분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홍콩 수비를 위협한 그는 전반 46분 재치 있는 프리킥 슈팅으로 0의 균형을 깼다.
홍콩 골키퍼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는 골이었다. 2018년 10월 16일 파나마전 이후 421일 만에 터진 황인범의 A매치 2호 골이다.
예상치 못한 김승대의 부상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터진 황인범의 골로 한국은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후반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홍콩 수비를 두들겼다.
결정적인 공격은 ‘전담 키커’ 황인범의 발에서 비롯됐다. 후반 24분 황인범의 코너킥에 이은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권경원(전북 현대)의 헤더 슈팅이 홍콩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1골로는 부족했던 경기였다. 추가 골이 후반 37분 터졌다. 황인범의 코너킥이 김보경(울산 현대)과 나상호(FC 도쿄)의 머리를 거쳐 홍콩의 골문을 열었다.
황인범과 더불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던 나상호도 보란 듯이 골을 터뜨렸다. 9월 10일 투르크메니스탄전 이후 92일 만에 A매치 득점(2호)을 기록했다.
한국이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으나 홍콩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떨어지는 팀이다. 세계랭킹은 139위로 한국(41위)보다 98계단이 낮다. 그렇지만 자칫 대회 3연패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울 수 있던 한판이었다. 황인범이 ‘위기의 남자’ 벤투 감독을 구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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