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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 '하자있는' 오진석 감독 "안재현, 힘들 때도 티 안내고 촬영..믿음 크다"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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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박준형 기자]오진석 감독이 '하자있는 인간들'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이다. /soul1014@osen.co.kr


[OSEN=연휘선 기자] 결코 웃을 수 없는 상황에도 코미디 드라마 본연의 가치 '웃음'에 집중한다. 그 안에 진지한 고민을 담는 것은 덤이다. '하자있는 인간들'을 연출하는 오진석 감독의 이야기다. 그가 제작발표회에서 미처 다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OSEN에 털어놨다. 서면을 통해 이번 작품과 관련된 소회와 에피소드 등을 공개했다.

현재 방송 중인 MBC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은 꽃미남 혐오증 여자와 외모 집착증 남자가 만나 서로의 지독한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신개념 명랑 쾌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남녀 주인공으로 배우 안재현과 오연서가 만나 코믹 연기를 위해 뭉쳤다. 여기에 드라마 '용팔이'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오진석 감독이 전작인 '엽기적인 그녀'에서 호흡을 맞춘 오연서와 재회, 기획 단계부터 방송가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드라마 방영 직전, 주인공 안재현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 생기면서 집중적인 관심이 쏠렸다. 일찌감치 드라마 촬영이 진행 중이었던 터라, 오진석 감독은 물론 안재현과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 모두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 오진석 감독은 OSEN에 "작업 중에 어떤 구설이 생기는 걸 반기는 감독은 당연히 없을 것"이라며 "저 역시 당황스러웠고,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게 솔직한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다만 그는 "모든 연기자, 스태프를 책임지는 작품의 수장이었으니까, 계속 당황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제가 멍하게 있는다면 저만 바라보는 모두가 흔들릴 테니까"라며 연출자로서 책임감을 언급했다.

특히 오진석 감독은 "감독은 본인이 캐스팅한 배우를 끝까지 믿어줘야 하는 자리"라며 "워낙 내밀한 두 사람의 문제라서 제가 어떤 판단을 하거나 나설 수도, 그래서도 안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업 동안 안재현 씨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다른 스태프와 배우들이 모두 보고, 알고 있었기에 흔들리지 말고 믿고 가자고 팀원들과 정리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에 쉽지 않은 촬영 여건에도 배우와 스태프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했다고 있다며, 현장 분위기 또한 촬영 전부터 유쾌하고 좋았다고. 오진석 감독은 "작품 내용이 따뜻하고, 코믹하다 보니 더 그런 분위기였던 것 같다"며 제작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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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준형 기자]안재현이 '하자있는 인간들'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했다. /soul1014@osen.co.kr


더불어 그는 "연기자들도 사람인데 이슈가 나왔을 때 유쾌한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저도, 연기자들도 서로 묻거나 시무룩해하지 않았다. 각자 속으로 이해하고 추스르고 다시 웃으면서 작업하는 분위기로 돌아왔다. 서로 신뢰하는 팀워크 덕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감독으로서 모든 연기자분들께 감사하는 지점이다. 지금은 작업 초반처럼 재밌게 촬영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진석 감독은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 자신부터 유쾌하고 코믹하게 현장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감독의 분위기가 전체 현장을 좌우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

그는 안재현과의 에피소드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기도 했다. 이혼 관련 이슈가 불거진 당일, 하필 안재현이 서울 대학로 한복판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찍어야 했다. 해당 장면은 오늘(11일) 밤 방송되는 '하자있는 인간들' 9, 10회에 한 편의 뮤지컬 영화처럼 등장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오진석 감독은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상 배우의 기분이 좋지 않아도 웃겨야 한다는 태생적 어려움이 있다"며 "'차라리 촬영을 취소할까'라는 고민도 했는데, 오로지 그날 하루만 촬영이 허가된 장소라서 그럴 수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재현 씨는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분위기가 처지게 되고, 보다 못해서 아무 말 없이 재현 씨를 근처 편의점에 데리고 가서 맥주캔을 건넸다. 아침 10시에. 두 사람이 말없이 맥주를 비우고 춤추는 신 촬영을 마쳤다. 속이 속이 아니었을 텐데 웃으면서 춤추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저와 재현 씨의 '웃픈(웃기지만 슬픈)' 기억으로 떠오른다. 그렇게 서로 말없이 노력하면서 촬영을 이어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처럼 결코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주기 위해서, 나아가 코미디라는 '하자있는 인간들' 본연의 장르에 집중하고 있는 제작진과 배우들. 그렇기에 오진석 감독이 자부하는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도 확실했다. "유쾌한 코미디로 즐거움을 드리고 싶은 작품"이라는 것. 그는 "동시에 그 유쾌함 안에서 각 인물들의 과거, 진지한 고민이 소개된다"며 마지막까지 관심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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