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프렉센. 제공 | MLB.com |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대단한 투수를 찾은 것 같다.”
최근 두산 프런트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 공백을 채우기 위해 국내외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중이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운영팀이 잠도 자지 않고 일하고 있다. 그만큼 공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새로운 선발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시즌 설계도 완성에 전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매해 겪어온 선수 유출이지만 이번엔 얘기가 다르다. 2년간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던 외국인 에이스 두 명을 잃었다. 두산은 최근 메이저리그(ML) 도전을 선언한 조쉬 린드블럼의 보류권을 포기했다. 여기에 세스 후랭코프까지 메디컬 테스트 제안을 거절해 결별 단계에 있다. 에이스를 모두 잃게 된 두산엔 이들의 공백을 채울 대체자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바쁘게 움직인 만큼 성과도 있다. 두산은 지난 8일 ML 출신 투수 크리스 프렉센(25)을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14라운드로 뉴욕 메츠의 유니폼을 입은 프렉센은 ML 통산 27경기에 출전해 3승 11패, 평균자책점 8.07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장점은 분명하다. 패스트볼 최고 시속이 157㎞에 이를 만큼 빠른 공을 보유했다. 최근에는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커브에 중점을 뒀고, 체인지업도 두루 구사할 수 있다.
관계자는 “정말 열심히 찾았다. 대단한 선수를 뽑은 것 같다”며 “각도도 좋다. 변화구는 약하지만 빠른 볼과 힘을 지닌 선수다. 한국에서는 충분히 잘 먹힐 수 있다. 운영팀에서도 적극 추천한 선수”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제 역할을 했다. 통산 122경기에 출전해 43승 31패 3.61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두산이 기대하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안정감보단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쪽이다. 관계자는 “아직 어린 나이다. 우선은 성장을 지켜볼 계획이다. 트리플A에서의 성적이 괜찮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두산 야수들이 든든히 뒤를 받쳐준다면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아직 검증 단계에 있지만, 두산의 탄탄한 수비진과 손발을 맞춘 후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SK를 거쳐 다시 ML 무대를 밟은 메릴 켈리(애리조나)처럼 성장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켈리도 지금의 프렉센과 같은 26세의 나이에 처음 KBO무대를 밟았다. 2015년~2018년까지 SK 에이스로 활약한 켈리는 2017년 탈삼진 187개를 잡아내며 타이틀 홀더를 획득했고, 2018년 김광현과 함께 원투펀치로서 SK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KBO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2년 550만 달러에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SK에서 날개를 편 켈리처럼 프렉센도 두산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아직 확실한 1,2선발을 완성하지 못했기에 프렉센의 역할도 정해지지 않았다. 관계자는 “선발 로테이션은 아직 모른다. 천천히 보고 나머지 투수 한 명을 찾은 다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입 후보군으로 떠오른 라울 알칸타라의 합류도 신중히 고려 중이다. 더 나은 자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다른 투수들도 조금 더 보고 있다. 생각 후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어린 나이기에 기대하는 것도, 우려되는 점도 많다. 다만 두산은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실었다. 중심을 잡았던 원투펀치는 잃었지만, 국내를 넘어선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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