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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버닝썬 게이트, 승리와 YG의 민낯이 드러나다 [MK★결산-버닝썬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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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올해는 유독 참 많은 사람들의 추한 민낯이 드러났다.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폭행사건은 마약으로, 마약은 성폭행으로 번졌고 그 시발점에는 승리와 YG가 있었다. 그 뒤에는 어쩌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더 큰 존재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에서 촉발된 충격적인 논란들은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로 불리며 순식간에 연예·사회계를 휩쓸었다. 그 시작은 지난해 11월24일 버닝썬 이사 장모씨가 김상교 씨를 폭행한 데에서 비롯됐다. 김상교 씨는 버닝썬 사태의 최초 제보자로 해당 폭행 사건 당일 승리가 클럽에 있었다고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승리는 올 1월24일 사내이사직을 사임했고, 그로부터 6일 뒤 마약 혐의가 보도됐다.

국내 굴지의 가요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톱그룹 빅뱅의 멤버가 폭행, 마약 구설에 휘말리는 것만으로도 연예계는 떠들썩했다. 그런데 이건 고작 빙산의 일각이었을 뿐, 시쳇말로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수많은 의혹과 혐의들은 순식간에 대중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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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게이트로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와 양현석 YG 전 대표 관련 의혹이 수면 위로 올랐다. 사진=옥영화 기자


◇ 처음엔 단순 폭행 사건, 그 다음은 마약으로

승리는 2월 SNS로 입장을 발표했다. “(버닝썬에서) 폭행 사건 당시 현장에 없었고 마약은 직접 보거나 듣지 못했다.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바란다”라는 게 그의 입장이었다.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김상교를 폭행한 장모씨는 즉시 퇴사했다. 승리는 홍보 목적일 뿐 사내 이사가 아니다”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두 사람의 모습은 흡사 더 큰 일이 덮치기 전에 모든 일을 마무리 하려는 듯 서두르는 것처럼 보이기 충분했다.

버닝썬 폭행·마약 사건 선에서 마무리하고 싶었던 수많은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또 다른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버닝썬 관련 성범죄 및 유착관계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글이 게재됐고, 이문호 대표와 버닝썬에서 손님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한 의혹이 제기된 MD 애나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버닝썬 게이트 수사는 강남경찰서에서 서울청 광수대로 이첩됐다.

◇ 폭행과 마약 사건 뒤에 숨은 성접대 의혹

승리를 비롯한 여타 관계자들은 버닝썬 사태가 폭행과 마약 선에서 끝나기를 바랐을 테지만 그 어두운 실체가 드러나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승리와 그의 사업파트너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버닝썬 직원 김모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는 성접대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내용이 담겼고, 그중 일부가 공개됐다. 이후 승리는 경찰에 자진 출두해 8시간30여분 동안 조사를 받았으며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협조한다”라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승리가 경찰에 출두한 다음 날 예정됐던 오사카, 자카르타 콘서트를 비롯 모든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

폭풍 같던 2월이 지나고 3월 YG 측은 “승리가 1월 7일 의무경찰 선발 시험에 지원했으나 포기하고 현역 입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론은 대중 기만이라고 분노했다. 폭행·마약·성접대·성매매 알선의 중심에 선 승리의 군 입대 소식은 도피성 입대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3월9일 승리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됐으며, 이틀 후인 11일 SNS를 통해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자신을 ‘국민 역적’이라고 표현한 은퇴 발표글에는 억울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날은 정준영의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에 대한 사실이 첫 보도된 날이기도 하다. 같은 달 16일에는 윤총경 유착 의혹이 제기됐고, 그 다음 날 이른바 ‘승리 단톡방’으로 불리는 카카오톡 채팅방 멤버인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이 윤총경과 아는 사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승리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던 2월, 승리 본인이 정준영 등에게 휴대전화를 교체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버닝썬 게이트 논란은 연쇄적이고 서로 치밀하게 얽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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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는 성매매처벌법 위반(알선·성매매)·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식품위생법 위반 등 총 7개 혐의를 받았다. 사진=옥영화 기자


바로 이 시기에 지난 2015년 승리가 일본 투자자를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크리스마스 파티’ 의혹도 수면 위로 올랐다. 당시 유인석 전 대표는 당시 일본인 투자자들이 묵은 호텔 숙박비 3000만원을 승리가 YG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시인했지만 YG 측은 “업무와 관련 없이 발생한 모든 개인 비용은 승리가 부담하고 결제했던 카드”라고 선을 그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매매 알선만 12번이라고 알려진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배우 박한별은 남편 유인석 전 대표를 위해 영장심사 당시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던 대만인 투자자 ‘린사모’는 공범으로 입건됐다.

1월부터 쉴 새 없이 터지던 버닝썬 게이트 관련 경찰 수사는 6월 중순께 얼추 마무리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때 승리는 성매매처벌법 위반(알선·성매매)·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식품위생법 위반 등 총 7개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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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YG 전 대표는 외국인 성접대, 해외원정도박 등 의혹을 받았다. 사진=옥영화 기자


◇ 버닝썬과 승리, 그 뒤에는 YG

버닝썬 게이트는 양현석 YG 전 대표 관련 온갖 의혹도 몰고 왔다. 양 전 대표는 외국인 성접대, 상습 도박 및 환치기,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 마약 투약 및 구매 관련 경찰 수사 무마 의혹을 받았다.

특히나 양 전 대표의 성접대 혐의는 승리의 해외투자자 성접대 시기 및 방식이 비슷해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다. 여러 의혹 중에서도 성접대 의혹으로 질타를 받던 양 전 대표는 YG 사내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억울함과 결백을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의혹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저는 방송사가 제기한 어떤 불법적인 행동이나 여러분들에게 부끄러울 만한 행동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 모든 진실은 곧 세상에 밝혀질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후 양 전 대표는 사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양 전 대표가 “지난 23년간 제 인생의 절반을 바쳤다”던 YG 설립 이후 최악의 위기였다.

YG의 모든 건 의혹으로 떠올랐다. 일례로 승리가 경찰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던 새벽, YG는 물품파쇄업체를 불렀다. 이에 증거인멸 시도 논란이 일었지만 YG 측은 정기적으로 하는 작업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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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와 양현석 YG 전 대표에 대한 무혐의 수사결과에 여론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승리와 양 전 대표의 석연찮은 무혐의

2019년 1월부터 현 시점까지 쉼 없이 의혹이 제기되어 계속해서 수사 과정에 놓인 버닝썬 게이트이지만 놀랍게도 개운한 구석도 알맹이도 없다.

경찰은 양 전 대표의 상습 도박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넘기고, 환치기 혐의는 불기소의견으로 결론 내며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양 전 대표에 대한 대부분 의혹들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를 받는 모양새고, 승리의 경우도 비슷하다. 떠들썩했던 수사 과정과 달리 줄줄이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자 여론은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를 잃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모든 걸 촉발한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인물 승리는 1990년생, 올해 서른 살로 곧 군입대를 해야 한다. 당초 3월 육군 현역 입대 예정었던 승리는 한 차례 입영 연기를 신청했지만 6월15일 만기였던 입영 연기 신청을 연장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승리는 도피성 군입대를 택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

올 한해 연예계 어두운 이면을 보이며 태풍처럼 휩쓴 버닝썬 게이트. 논란과 의혹이 혐의가 됐지만 정작 그들에 대한 어떠한 판결도 없다. 승리는 검찰에 7개 혐의로 송치된 날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스파를 찾았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날에는 태연하게 주짓수를 즐겼다. 양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여러 의혹이 꼬리를 무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SNS 계정에 지드래곤 누나의 결혼식 참석 사진을 게재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장장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도록 끊임없는 물의를 일으킨 자들이라면 반성하는 기미라도 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 개인의 사생활 존중은 지당하지만 발 빼기에만 급급했던 그들에게 내어줄 품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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