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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리뷰] 카메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이끌어낸 담대한 변화, 아이폰 11 프로 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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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애플 아이폰은 그 자체가 현상이며 문화다. 매년 AP와 하드웨어를 개선한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새 아이폰과 함께 기존 아이폰 고유의 활용도를 어떻게 끌어올렸는지에도 집중한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아이폰은 급진적인 변화 대신, 익숙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을 향상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아이폰 8과 아이폰 X가 함께 출시하면서부터, 애플 역시 급진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한다.

가장 큰 변화는 10년간 아이폰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던 홈 버튼의 삭제, 그리고 홈버튼 없이 동작하는 새로운 UI의 도입이었다. 출시 전후, 아이폰 3GS 이후 아이폰을 지속해서 사용해오던 이들이 홈버튼의 삭제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했으나, 지문인식 대신 도입된 페이스 ID가 호평을 받으며 아이폰 X 이후 출시된 아이폰 XS, XS 맥스까지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폰 X / XS 시리즈의 성공적인 도약에 힘입어, 아이폰 11 시리즈는 애플 A13 바이오닉 AP의 성능과 카메라를 조합해 또 한 번 변화에 나선다.

3개의 카메라를 장착한 아이폰 11 프로, 아이폰 11 프로 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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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1 시리즈는 공개되기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역시나 애플답게 카메라 디자인이 그 어떤 스마트폰도 시도하지 않은 형태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호불호의 영역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 할만한 부분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백의 미를 강조한다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아이폰 11 시리즈는 2개의 카메라를 갖춘 아이폰 11, 그리고 3개의 카메라와 고급 재료를 투입한 아이폰 11 프로 및 프로 맥스 시리즈로 총 세 가지 제품군을 선택할 수 있다.

리뷰용으로 선택한 제품은 아이폰 11 프로 맥스 스페이스 그레이 모델로, 후면부 전체와 카메라 부분까지 단 한 장의 유리로 마감하면서 방수 등급을 기존 IP67에서 IP68로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 또 후면부 유리는 유리 표면을 미세하게 깎아내는 샌드 블라스트 공법을 적용해 지문이 거의 남지 않고, 반사 역시 거의 없다. 색상은 골드,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미드나이트 그린으로 총 4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 64GB / 256GB / 512GB 용량으로 세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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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1 프로 맥스의 전면 및 측면 디자인은 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세부적인 성능을 뜯어보자면 차이가 크다. 디스플레이는 2,688x1,242픽셀로 구성된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가 사용됐고, 영상 감상에 이점이 큰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화상을 지원한다. 이 디스플레이는 검은 화면을 표현할 때 픽셀 자체를 꺼버리는 OLED 패널을 사용해 암부와 명부 간 대비인 명암비가 2백만 대 1에 가깝다.

전작과 비교해 휘도도 한 층 높였다. XDR 디스플레이의 최대 밝기는 약 1,200 니트로 촛불 1,200개를 한 자리에 켜놓은 수준의 밝기를 낸다. 일상에서도 800니트를 제공해 굉장히 밝은 화면을 갖추며,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높은 시인성을 자랑한다.

아이폰 11 프로 시리즈를 관통하는 키워드,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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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1 프로 맥스는 전면 트루 뎁스 카메라 1개, 후면 초광각 / 광각 / 망원 3개의 카메라가 적용돼있다.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경쟁적으로 카메라 대수에 전 후면에 총 5대 이상의 카메라를 채용한 제품도 등장한 상태다. 아이폰 11 프로 시리즈가 카메라 3대를 배치한 것은 이제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는 기본 사양에 속한다. 물론, 최대한 작고 안 보이게 디자인하려는 것과 달리, 아이폰 11 프로는 카메라 자체를 디자인으로 강조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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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1 프로 맥스의 카메라 화면이다. 초광각 렌즈는 35mm 풀프레임 센서 크기로 환산 시 13mm f/2.4의 초광각 초점 거리를 가지며, 표준으로 사용되는 광각은 26mm f/1.8의 밝은 화면을 제공한다. 망원 렌즈는 52mm f/2.0으로 인물 사진용으로 적합한 화각을 제공한다. 화소 수는 노이즈 수준과 해상력을 고려해 세 렌즈 모두 1,200만 화소를 낸다.

촬영되는 화면도 타 스마트폰과 다르다. 초광각 부분은 비율에 맞춰 위 아래가 검은색으로 표시되지만, 광각 및 망원 렌즈는 위 아래로 주변 환경을 확인하면서 촬영할 수 있게 돼 있다. 실제 촬영되는 부분은 불투명한 부분이 없는 중앙 부분만이 대상이며, 주변부는 다른 카메라에서 촬영된 화상을 합성해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주변 상황을 더 쉽게 인지할 수 있고, 다른 비율로 촬영할 때도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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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료한 동작과 간편함은 이번 아이폰 11 프로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아이폰 11 프로에 탑재된 뉴럴 엔진은 피사체와 촬영자의 상황을 매번 파악해 현장의 질감과 색감을 최대한 살리도록 돕고, 기존에 인물 중심으로 인식하던 자동 인식 기능은 이제는 애완동물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이뿐만 아니라, 화이트 밸런스가 무너지기 쉬운 백색 공간이나 실내에서도 세 카메라의 색온도를 자동으로 동일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바꿔도 매번 같은 색감을 유지한다. 사진 촬영 중 셔터 버튼을 길게 눌러 영상 촬영을 곧바로 돌입하는 퀵 테이크, 모든 편집 도구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개선된 사진 앱도 눈여겨볼 만한 변화다.

초점과 색감, 노이즈 리덕션 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일반 사용자가 일일이 알 필요는 없다는 것이 애플의 철학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아이폰 11의 뉴럴 엔진이 책임지고, 사용자는 셔터만 눌러주면 된다.

아이폰 11, 11 프로 시리즈의 정수, 애플 딥 퓨전과 야간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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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딥 퓨전은 iOS 13.2 버전부터 활성화된 애플 아이폰 고유의 기능이다. 다만, 딥 퓨전은 사용자가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다. 사진 촬영 시 뉴럴 엔진이 자동으로 딥 퓨전 활성화를 결정하고, 사용자는 활성화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메타데이터(Exif)로도 남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진이 딥 퓨전으로 해상력이 향상됐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역시 앞서 말한 것처럼 사용자는 셔터만 누르면 된다는 게 이유다.

딥 퓨전의 원리는 촬영 순간 여러 매의 사진을 동시에 찍고, AP의 고속 연산으로 합성해 피사체의 해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HDR 기능도 여러 매를 촬영한 후 합성하는 방식으로 동작하긴 하나, HDR은 밝은 노출과 어두운 노출을 합성해 화면 전체의 밝기를 평탄화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해상도 자체를 끌어올리는 딥 퓨전과 완전히 다르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처리 기능이지만, 아이폰 11 시리즈에 적용된 A13 수준의 연산 처리 성능이 필요하니, 이전 세대 기종에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딥 퓨전은 초광각, 광각, 망원 렌즈 모두 활용하며, 특히 직물이나 피부, 머리카락같이 조밀한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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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도 환경인 야간 촬영도 인공 지능의 힘을 통해 크게 강화됐다. 아이폰 11 이전 기종은, 야간 촬영 시 고감도 ISO 설정 후 후처리를 통해 이미지 결과물을 제공했다. 손으로 들고 촬영하는 스마트폰 특성상, 최소 셔터 속도에 한계점이 있는데, 이 최소 셔터 속도에서도 광량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노출을 맞출 수 없어 사진이 어두워진다. 이는 아이폰뿐만 아니라 모든 스마트폰에 해당된다. 하지만 아이폰 11 시리즈의 야간 모드는 초광각 렌즈와 광각 렌즈가 동시에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특정 이미지가 보여주는 정보를 조합한 다음, 인공 지능이 자동으로 최적의 밝기가 되도록 변환한다.

실제 결과물을 보자. 상단의 이미지는 야간 모드를 끈 상태로,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의 야간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두운 부분은 어둡게 표현되고, 광원 주변부만 밝게 표현된다. 반면, 우측의 야간 모드 결과물은 마치 노출을 길게 적용한 듯 밝게 나왔다. 주변부의 해상력도 높거니와, 노이즈 리덕션에 의한 잡음도 예상외로 적다. 극단적으로 어두운 환경일수록 빛을 발하게 된다.

아이폰 11부터 포함된 야간 모드는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게 자동으로 활성화되지만, 딥 퓨전과 다르게 사용자가 직접 끄기 / 1~3초로 설정할 수 있다. HDR과 다르게 약간 떨리더라도 촬영에 문제가 없으니 활용도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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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시리즈가 그다음 세대로 나갈 때마다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이번에도 혁신은 없었다.'다. 이번 아이폰 11 역시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혁신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류였으나,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대단히 큰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iOS 13과 고성능 XDR 디스플레이, 사용자 중심으로 개선된 카메라 기능 등이 그것이다. 파격적으로 디자인을 변경하는 것만이 혁신은 아니며, 사용자가 당연하다고 느낄 만큼 자연스레 진보하는 것이 혁신이다.

역설적이게도 가격 경쟁력과 타협하지 않고, 성능과 완성도에만 집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5.8인치 아이폰 11 프로의 가격은 130만 원대 후반이며, 6.5인치 아이폰 11 프로 맥스의 가격은 150만 원대 중반부터 시작한다. 512GB 모델을 선택하면 200만 원을 초과한다. 4G 스마트폰 시대가 저물어가는 마당에 5G 스마트폰보다 비싸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물론 와이파이 6를 지원하니 셀룰러 통신 속도만 빼놓고 봤을 때 타사 플래그십 5G 스마트폰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만족도를 줄 것이다. 높은 가격대만 납득할 수 있다면 흠잡을 데 없는 제품인 것은 맞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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