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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나토 회의 중에도 마음은 청문회에?…트럼프 "완벽한 수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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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외치 중에" 민주 탄핵청문회 일정에 분통…英도착 후에도 줄트윗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6월 G20 때도 '바다 건너' 국내 현안에 시선

연합뉴스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도착한 트럼프
(스탠스테드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jsmoon@yna.co.kr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안용수 기자 = "이번에도 마음은 콩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동맹들을 상대로 방위비 압박 등에 나서기 위해 3∼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동안에도 대서양 건너 '본국'에 완전히 시선을 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4일, 하원 정보위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법사위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탄핵소추안 초안 작성 절차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및 그 변호인들에 대한 하원의 출석 요청에 대해 공식적 불참 입장을 1일 법사위에 통보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영국으로 떠나기 직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탄핵 조사를 계속 '사기극'으로 몰아붙이며 4일 청문회가 열리는 데 대해 "급진 좌파이자 아무것도 안 하는 민주당 인사들은 내가 나토에 가는 시기가 (청문회 개최의) 적기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에 대해 "이는 대통령 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며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이미 1년 전에 정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들이 우리나라에 하고 있는 것은 완벽한 수치"라고 맹폭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대통령의 '외치'를 초당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임무를 방기한 채 고의로 청문회 일정을 나토 정상회의 참석 시기에 맞춰 '재'를 뿌리고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연합뉴스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발단이 됐던 지난 7월 25일 통화 상대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유럽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와 군사적 지원 간에 '쿼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는 없었다고 주장한 점을 환기하며 "오늘 속보가 있었다. 사건은 종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 인사들이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격퇴'당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탄핵 조사가 오히려 공화당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문회에 변호인을 출석시키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왜냐하면 전체가 사기극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보면 그것이 사기극인지 안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 도착한 직후에도 트위터에 연달아 국내 정치에 대한 글을 올렸다.

그는 "방금 영국에 도착해 나토 회의 참석을 위해 런던으로 가고 있다"며 "착륙 전 사기 탄핵에 대한 공화당의 보고서를 읽었다. 이를 보면 급진 좌파들이 탄핵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해 다른 나라보다 경쟁력을 갖추게 하면 제조업 경기가 급상승할 것"이라며 "여전히 다른 나라와 비교해 달러화가 강세이며, 그래서 제조업이 어렵다"라고 적는 등 자국 경제 문제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면서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취임 첫날부터 양적 통제라는 어리석은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최근 3번 연속 금리를 내렸음에도 추가 인하 필요를 요구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 방송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 "민주당이 대통령과 국가안보팀 전체가 중요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하고 있는 바로 그 시각,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의 이번 청문회 개최가 '대통령이 동맹들과 국제적 현안을 논의하는 해외 순방 중에는 국내 문제로 인해 주의가 흩어지지 않도록 대통령을 지지하는 오랜 전통'을 깨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서 '거사'를 치르는 동안 이에 '올인'하지 못한 채 국내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갖는 상황이 연출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에는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의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 뉴스로 미 언론이 뒤덮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그런 거짓 청문회가 이처럼 엄청나게 중요한 정상회담 와중에 진행됐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내가) 걸어 나오게 하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는 이틀 동안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에 대해 일일이 '트윗 품평'을 하며 외치의 와중에도 국내 현안에 계속 개입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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