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구역 창린도 부대 23일 시찰, 이틀뒤 한-아세안 회의 맞춰 공개
정부 “9·19군사합의 위반” 첫 비판… 北매체 보도후 브리핑 ‘늑장’ 논란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오전 6시 17분 김 위원장의 황해도 남단 창린도 군부대 시찰을 보도하며 “(김정은이) 전투직일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해안포 중대 2포에 목표를 정해주시며 한번 사격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군인들은 훈련하고 연마해온 포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드리고 커다란 기쁨을 드렸다”고도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76mm 또는 122mm의 해안포를 사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싸움 준비가 곧 애국” “임의시각 전투임무 수행에 철저히 준비” 등 실전태세를 강조했다.
사격이 이뤄진 창린도는 황해도 남단, 백령도 남동쪽에 위치한 접경 도서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10여 km 떨어져 있어 ‘9·19 남북 군사합의’로 설정된 ‘해상 완충구역’(적대행위 금지구역)에 포함된다.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9·19군사합의 1조 2항에는 남북 접경지역에서 ‘포 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를 취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날 국방부는 지난해 군사합의 체결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9·19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밝히면서도 해안포 사격량과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북한은 이번 도발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최대 국제행사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막일에 공개하면서 북-미 비핵화 줄다리기를 앞두고 워싱턴 등 국제사회의 이목을 더 끌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연말 대남, 대미 압박을 더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노림수는 결국 연내 비핵화 대화를 놓고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는 것인 만큼 추가적인 대남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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