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첨단기술 조화…정상들 입장할 때마다 빔프로젝터로 국기 구현
'정상의 서재' 마련…文대통령 '소년이 온다'·'연어' 추천도서로 준비
[한-아세안]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과 기념촬영하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
(부산=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정상 환영만찬이 열린 부산 힐튼호텔 로비에는 '입체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홀로그램 이미지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짙은 색 정장 차림의 문재인 대통령과 푸른 한복을 입은 김정숙 대통령은 이 에밀레종 홀로그램 영상 앞에 서서 아세안 정상들이 도착하길 기다렸다.
문 대통령은 정상들을 기다리는 도중 '이 종을 어떻게 만들었나'라는 취지로 주위에 질문하는 등 궁금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에밀레종 이미지는 한국 전통 문화제와 첨단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융합 시켜 구현한 것이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실제 에밀레종 크기의 5분의 4 정도 되는 크기의 이미지로, 레이저빔 프로젝터로 빛을 쏴서 입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전통 문화유산과 첨단 기술을 결합시키는 방식이다.
탁 자문위원은 "에밀레종은 '국태민안'의 상징이기도 하다. 태평한 나라의 상징인 셈"이라며 "아세안 전체 나라의 태평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통일신라 시대 가장 아름다운 예술작품인 에밀레종을 구현하기로 했다. 부산이 과거 통일신라 지역이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또 각국 정상들이 입장하면 타종 소리에 맞춰 빔프로젝터를 활용해 상대국의 국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엠블럼 등이 비치도록 연출하기도 했다.
차례로 만찬장에 들어선 정상들은 문 대통령 부부와 '5G 에밀레종'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일부 정상들은 문 대통령이나 김 여사에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고, 공식 석상에서도 파격적인 옷차림을 하거나 자유분방한 행동을 해 주목받았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도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문 대통령과 인사하기도 했다.
리셉션장에는 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이 추천한 도서들을 비치한 '정상의 서재'가 마련됐다. 참가국 정상들이 자연스럽게 서로의 관심 서적을 소재로 교류하고 환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1980년 5월 '광주 학살'을 다룬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 국문본과 영문본을 선반에 비치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또 안도현 시인의 동화 '연어'도 추천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은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영문본을 추천도서로 정했다.
선반에는 책들 외에도 아세안 각국을 상징하는 생활소품들이 함께 놓였다.
여기에는 옹기, 불상, 대나무 바구니 등이 포함됐고, 선반 위에는 10개국의 미니 국기도 놓였다.
탁 자문위원은 "각국에서 사용하는 토속적 소품들을 추천받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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