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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필리핀엔 우리 편 없는데"…1414번째 수요시위 함께한 필리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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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 첫 수요시위 참석해 "감사하다"

문희상 국회의장 비판도…"위로금? 피해자들은 수재민이 아냐"

뉴스1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14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필리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나르시사 클라베리아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2019.11.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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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이준성 기자 =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매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이어지고 있는 수요시위가 20일 1414번째로 열렸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필리핀의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도 집회를 찾아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1414차 정기 수요시위를 진행했다. 영하를 밑도는 추운 날씨에도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등 약 200여명이 함께했다.

필리핀 성노예제 피해자로, 수요시위에 처음 참석했다는 나르시사 클라베리아 할머니(88)는 "지금까지 일본이 필리핀에 무슨 사과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필리핀 대통령도 아무것도 모르고 어떤 지원도 없는 상태"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필리핀에는 이렇게 많은 같은 편이 없었는데, 한국에 와서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한국의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도) 저를 봐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내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샤론 실바 릴라 필리피나우 대표는 "필리핀에서는 할머니들이 겪는 어려움이 한국보다 더 크다"며 "필리핀의 경우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에 의해 나뉘어 있고 일본도 주니어 파트너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려 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다만 필리핀 피해자들도 정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어떤 형태의 성범죄에 대해서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를 위해서가 아닌, 지금 세상을 사는 젊은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위에서는 최근 '1+1+α(알파)'의 일본 강제징용 배상안에 대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한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한 규탄도 나왔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주자고 하는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수재민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되면 피해자들은 우리 때문에 정부가 또 힘들어졌구나라는 피해의식을 갖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떻게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이 가해자들이 좋아하는 방안을 해결책이라고 제시할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대구에서 온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어제 문 국회의장을 만나 제가 원하는 부분을 말씀드렸다"며 "일본이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에 대해 협조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사죄하는 것은 늦어져도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이건 절대로 안 된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협조해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강릉 사천초등학교에서 올라온 최예진 학생은 "꾸준한 학습과 조사를 통해 수요집회에 오게 됐다"며 "조사하는 순간에도 억울했고 분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등학생이지만 제대로 알고 힘을 보탠다면 피해 할머니들의 마음도 따뜻해지지 않을까 싶다"며 "이젠 서울 생각하면 롯데월드보다 수요집회가 생각날 것 같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 달라"고 덧붙였다.

추운 날씨에도 수요시위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1414번째 외침, 언제까지 외면할 것입니까'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진실은 언제나 밝혀지고 언제나 승리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일본정부는 위안부 범죄가 성범죄임을 인정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뉴스1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14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왼쪽부터)와 필리핀 피해자 나르시사 클라베리아, 에스텔리타 디 할머니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11.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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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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