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승4무2패, 월드컵 예선 2승2무
보수적인 선수 기용·전술, 플랜A 고수
황인범·정우영 중용, 오히려 주세종 빛나
"월드컵 3년 남았는데 벌써 23명 확정?"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브라질 대표팀의 친선경기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수비를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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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4무2패.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2019년 성적표다. 지난해 8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지금까지 12승8무2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2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끝난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하면서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를 마무리했다. 다음달 부산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 E-1챔피언십(홍콩·중국·일본 참가)을 남겨뒀지만, FIFA 주관대회가 아니라 유럽파 차출이 불가해 완전체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2019년 벤투호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꺾었고, 난적 이란과 비겼다. 15경기에서 딱 2번 졌다.
하지만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조 2위(2승2무·승점8)로 고전하고 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투르크메니스탄(3승2패·승점9)이 1위고, 레바논과 북한(2승2무1패·승점8)도 한국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고, 아시아팀과 원정 경기에서 고전했다. 지난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했다. 축구팬들은 벤투축구를 두고 “믿고 지지해줘야 한다”, “매번 똑같고 답답하다”는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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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브라질전 선발명단에 조금 변화를 줬다.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주세종(서울), 조현우(대구)를 투입했다.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은 변함없이 중용했다. 끌려가던 후반 20분 황희찬 대신 나상호(도쿄), 후반 막판 주세종 대신 황인범(밴쿠버)을 교체투입했다.
하지만 경기 흐름상 좋지 않은 교체였다. 황희찬은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었고, 주세종은 손흥민(토트넘)·김민재(베이징 궈안)와 함께 가장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발렌시아)은 벤치를 지켰다.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브라질 대표팀의 친선경기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과 치치 브라질 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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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본인이 선호하는 선수를 중용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국내 축구계에서는 “월드컵이 3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23명, 그걸 넘어 베스트11이 확정된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황인범은 지난 14일 레바논과 4차전에도 선발출전했지만 전반 45분만에 교체아웃됐다. 지난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즌이 끝난 황인범은 100%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황인범-정우영은 대표팀에서 은퇴한 기성용 만큼의 아우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다.
더불어 공격 3인방 손흥민(토트넘)-황의조(보르도)-황희찬(잘츠부르크)도 소속팀에서 활약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브라질전에는 오히려 미드필더 주세종이 좌우 측면으로 볼을 뿌려주며 괜찮은 역할을 해줬다.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브라질 대표팀의 친선경기에서 정우영이 쿠티뉴의 볼을 빼앗아 패스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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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상대팀과 경기장 환경에 관계없이 선수기용과 전술이 ‘붕어빵’처럼 비슷하다. 레바논전에서 경기장 잔디상태가 최악이었는데 후방부터 차곡차곡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을 고집했다. ‘롱볼축구’나 ‘수비축구’ 같은 허를 찌르는 변칙 전술은 없었다.
벤투 감독은 자신만의 축구철학과 신념이 확고하다. 포르투갈 사령탑 시절부터 23명 중 11~15명 정도만 중용했다. 조직력과 안정을 추구한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안컵 8강전 카타르전에서 패하며 실패를 겪었지만, 그 때와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축구대표팀 주세종이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상대 선수 반칙에 넘어지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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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신태용(48) 전 대표팀 감독 재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신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지난해 6월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당시 FIFA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잡았다. 독일 양쪽풀백이 최전방까지 침투하고 윙포워드가 변화무쌍하게 자리를 바꾸는걸 간파하고 3일 전부터 대비 훈련을 했다. 파이브백(수비 5명)을 세운 뒤 한방을 날리는 전술로 맞섰다. 물론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웨덴은 뻔한 멤버지만 조직력을 앞세워 8강에 오르기도 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은 장점도 많지만, 단점은 고집이 강하다는거다. 포르투갈 감독 시절 본인이 선호하는 선수라면 컨디션에 관계없이 꾸준히 중용해 마찰을 빚은 적도 있다”면서 “위르겐 클롭 감독도 축구철학이 확고하지만 리버풀에서는 변화를 주기도 한다. 벤투 감독은 융통성과 변칙을 가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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