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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힘드신것 같다" 질문에 文 "머리도 빠져"…진땀 뺀 배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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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the300]No 각본, 시간 흐르며 기회요청 외침 커져.."서면답변"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1.19.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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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늙으셨네요. 굉장히 힘드신 것 같아요."(국민패널)

"머리도 빠졌어요."(문재인 대통령)

19일 서울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진행된 '국민이 묻는다-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한 질문자와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진행자 배철수씨, 그리고 국민패널 모두가 폭소를 터뜨린 장면이다.

300명의 패널이 모인 '국민과의 대화'였던 만큼 중구난방식 질문이 오갔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최대한 답변을 하려고 했다. 다소 뜬금없는 질문에는 유머를 섞으면서까지 답을 했다. 조국 사태, 북미대화 교착,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경제 문제 등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여유와 자신감을 보이고자 하는 의도가 읽혔다.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를 배경으로 등장한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유머를 앞세웠다. 배철수씨가 "문 대통령과 나는 1953년 생으로 동갑"이라고 하자 "그 이야기는 배철수씨에게 폐가 될 것 같다"고 농담을 했다.

본격적인 질의에서도 상황은 같았다. 정제되지 않은 질문들이 이어졌음에도 문 대통령은 당황하지 않았다. 패널들이 일제히 자신에게 질의 기회를 줄 것을 요구하며 "저요 저요"라고 외치는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문 대통령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군 복무 관련 "이슬람의 경우에 음식이 특별할 수 있다. 불교의 경우 채식을 할 수 있다"며 "그분들이 거기에 맞는 식단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노력까지 함께 이뤄져야 진정하게 우리가 그분들 평등하게 대우한다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유머와 함께 강조한 것은 '공감'이었다. 하반기 국정목표 중 하나인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청와대 측도 이번 '국민과의 대화'의 의의 중 하나로 국민 여론을 청취하는 것을 꼽았던 바 있다.

첫 질문자부터 스쿨존(아동보호구역) 내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김민식 군의 어머니였다. 문 대통령은 첫 질문자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 "민식이 엄마와 아빠가 민식이 사진과 함께 오늘 참석했다는 보도를 봤다. 오늘 첫 순서는 민식이 엄마, 아빠에게 양보하면 어떨까요"라고 말했다. 패널들 사이에서 박수가 나왔다.

김 군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아이들 이름으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단 하나의 법도 통과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스쿨존에서 아이가 차에 치여 사망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했고, 문 대통령도 눈물을 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법안이 통과되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질문자가 일용직의 애환을 길게 말하는 것에 대해 패널들은 "좀 줄여 말하자"고 반응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끝까지 들었다. 오히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 "어디에 소속돼 있나"와 같이 되물으며 대화를 더 길게 이어나갔다. 문 대통령은 "여러모로 송구스럽다"고 몸을 낮췄다.

남북관계, 조국 사태, 최저임금·부동산 등 경제 문제, 검찰개혁 등 다방면에서 질의가 이어졌고 문 대통령은 현안에 대해 구상을 밝혔다. 각종 현안 질의가 계속되자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적극 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질의 요청들이 몰리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배철수씨가 "계속 늘어지면 곤란하다"고 말하며 진땀을 뺄 정도였다.

산만한 분위기 속에 자연스레 시간은 연장됐다. 총 소요시간은 당초 100분 예정이었지만 123분 동안 진행됐다. 질의를 하지 못한 패널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청와대는 국민패널들의 서면 질문에 대해 답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행사가) 하나의 작은 대한민국이었다"며 "질문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여러분들이 저에게 많은 의견들을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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