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전 장관
2013년 유도요노 친서 들고 방북
나탈레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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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국의 대북정책이 남·북 문제의 틀에서 벗어나 미국이나 일본, 아세안 국가 등 역내외 국가들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전 외교장관은 지난 12일 방한해 중앙일보와 만나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기존 구도를 깨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면서다. 인도네시아에서 5년(2009~2014) 동안 외교 수장을 맡은 나탈레가와 전 장관은 2013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의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평양을 방문하는 등 북한과의 인연도 있다.
‘아세안은 중요한가?’ |
한국과 아세안 교류 협력 확대를 위해 2009년 출범한 한-아세안센터는 오는 25~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나탈레가와 전 장관의 저서 『아세안은 중요한가?』(Does ASEAN Matter?·작은 사진)를 한국어로 번역해 출간했다. 아세안에 대한 한국의 이해를 높이고, 반대로 아세안 지도자들에게도 한국의 경제 성장을 알린다는 취지에서다.
나탈레가와 전 장관은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미·일 외에도 아세안 10개국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서에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남북이 참가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석해온 다자외교 협의체다.
현재 한국과 북한, 북한과 미국의 교착상태를 해소하는 방법을 놓고 나탈레가와 전 장관은 일상적인 다자외교 무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나탈레가와 전 장관은 “완벽만 추구하다 보면 무엇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이 나와야 하는 정상회담 등 공식 외교무대도 중요하지만 편하게 생각을 꺼낼 수 있는 외교무대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는 “이해 관계가 서로 다른 아세안 10개국도 과거엔 이익이 상충한다는 이유로 제대로 협력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조용한 외교, 비공식 외교로 최소한의 공통의 이익을 찾으면서 지금의 아세안으로 뭉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임 기간 아세안 10개국 협의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그의 외교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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