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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배우 김민재, '성장'에 목마르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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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민재 /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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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배우 김민재는 자신을 칭찬하는 일에 서툴렀다. 내가 인정하는 나보다 남이 인정하는 내가 되고 싶었다. 데뷔 5년 차,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한 김민재지만 그는 여전히 목마르다.

11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는 최근 막을 내린 JTBC 월화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하 '꽃파당')의 주연 배우 김민재와 인터뷰가 진행됐다.

'꽃파당'은 조선 최고의 매파당 '꽃파당'이 왕의 첫사랑이자 조선에서 가장 천한 여인 개똥을 가장 귀한 여인으로 만들려는 조선 혼담 대 사기극을 그린 드라마. 김민재는 손만 댔다 하면 성혼율 99%. 매파계의 일인자 마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민재는 섬세한 감정 연기는 물론, 사극과 딱 맞는 묵직한 보이스로 무게감 있는 열연을 펼치며 호평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호평도 김민재를 만족하게 하지 못했다. 항상 만족보다는 아쉬운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그는 "만족을 잘 못 한다. 내 자신에 대한 칭찬도 잘 못 하고, 매 작품마다 채찍질하는 스타일"이라며 "방송을 봤을 때는 아쉬운 부분이 더 많다. '이렇게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후회는 하지 않지만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김민재에게 '꽃파당'은 첫 사극이자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매 작품마다 밀려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유달리 크게 그를 덮쳤다. 특히 사극 특유의 말투는 김민재에게 큰 숙제로 다가왔다. '정답'이 없기에 더 어려운 일이었다.

"사극 말투가 힘들었다"는 그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어색하지 않을 지점을 찾는 게 어려웠다고. 김민재는 "정해진 게 없고, 답이 없어서 '이렇게 얘기하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 끝에 김민재는 자신만의 마훈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는 "칭찬도, 비판도 있었지만 다 새겨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꽃파당'을 중심에서 이끌며 많은 걸 얻고 또 많은 걸 배웠다. 김민재는 '꽃파당'을 '내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주인의식을 가지게 되면서 더 예민하게 고민하고 신경 썼다. 연기로도 그렇고, 연기 외적으로도 많이 배웠다"며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감정적으로 성숙해진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사극 주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민재는 '꽃파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낭만닥터 시즌2'를 차기작으로 선택하며 '열일 행보'를 택했다.

2015년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로 데뷔한 김민재는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 '도깨비', '최고의 한방'과 영화 '레슬러' 등 다양한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리는 중이다.

버거울 법도 하건만 김민재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열일'을 하는 것이 아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 그는 "오히려 저는 작품이 끝나고 아무것도 안 하면 마음이 허하다. 바로 다음 작품을 들어가면 또 다른 캐릭터에 열중하게 되니까 허함이 없다"고 밝혔다.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위치가 바뀌는 것은 배우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닐 터. 그러나 김민재는 "그런 부분은 전혀 상관없었다. 결정하는 게 굉장히 쉬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낭만닥터 김사부'는 배우 김민재에게도 뜻깊지만, 인간 김민재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 작품"이라며 "배우와 스태프들이 너무 재밌게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한석규의 존재도 그의 결정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한석규와 함께 호흡하고 그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보고 배워서 나도 꼭 저런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렇듯 그에게 연기란, 여전히 조금씩 깨달아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깨달음 하나하나가 쌓여 배우 김민재를 만들었다. 김민재는 이제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는 배우가 됐다. 하나의 작품을 중심에서 이끌 수 있을 정도로 훌쩍 성장했다. 연기의 깊이는 깊어지고, 시야는 넓어졌다.

그는 "신인일 때는 단지 열심히 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많은 작품을 하고 그 속에서 배우다 보니까 구체적인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며 "대본을 보면서 단순히 대사를 외우는 게 아니라 해당 장면을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린다"고 설명했다.

신인 때와 달라진 것은 '경험' 하나였다. 김민재는 마음가짐 하나만큼은 변한 것이 없다고 자부했다. 그는 "신인일 때와 지금이랑 똑같은 점은 늘 배우고 싶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움이 켜켜이 쌓여 김민재는 성장하고 있었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목표였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은 단지 잘 즐기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무언가를 목표로 세우기보다는 즐기다 보면 어딘가 닿아 있지 않을까요. 지금 현재를 잘 쌓고 싶어요."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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