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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동물의 소리(VoA)]코끼리·코알라 떼죽음···범인은 가뭄·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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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짐바브웨 코끼리|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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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몇개월째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코끼리 200마리 이상이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짐바브웨 야생동물관리청은 12일(현지시간) “지난 10월 이후 마나풀스·황게 국립공원에서 가뭄으로 최소 200마리의 코끼리가 폐사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티나셰 파리오 야생동물관리청 대변인은 “코끼리 뿐만 아니라 버팔로, 기린, 임팔라 등도 죽어가고 있다”면서 “비가 오기 전까지 상황은 나아지기 어렵다”고 했다. 코끼리 사체들은 대부분 진흙 물덩이 인근에서 발견됐다. 물을 찾아 헤매다 아사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야생동물관리청은 코끼리들이 생존을 위해 공원 생태계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동물들을 대거 이주시킬 계획이다. 코끼리 600마리, 사자 2마리, 들개 50마리, 기린 40마리, 임팔라 2000마리가 다른 공원으로 옮겨간다.

환경보호 전문가들은 올해 비가 충분하지 않을 땐 더 많은 코끼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보도 활동가인 찰스 종가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엘니뇨 때문에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이 나라의 물 부족은 이미 비참한 상황으로 악화됐다”고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최근 가문 때문에 내년 추수 전까지 500만 짐바브웨인들이 식량 부족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지역에서는 코알라 350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 최대이자 유일한 코알라 전문 치료기관인 포트 맥쿼리 병원은 11일 최근 산불로 인해 이 구역 내 살고 있는 전체 코알라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코알라가 죽었다고 밝혔다. 호주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 등에 따르면 이 지역에 서식하는 코알라는 약 600마리로 추정된다. 코알라 보호단체의 수 애시턴은 “코알라들이 나무 위에서 불탔다”면서 “(숲의) 대부분의 동물들이 불에 탔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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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을 입고 치료 중인 코알라|포트 맥쿼리 병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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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부 라자스탄주 삼바르 호숫가에서는 최근 새 수천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새들의 사체는 인도 최대 내륙 소금 호수인 삼바르 호숫가 주변 곳곳에 퍼져 있었다. 죽은 철새의 종류도 다양했다. 넓적부리새, 장다리물떼새, 큰물닭 등 10여종이다. 한 사진작가는 사체 수가 5000마리가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숲 관리 당국 관계자인 산자이 카우시크는 BBC방송에 “아직도 사체 수를 세는 중”이라며 “살아남은 20∼25마리를 포획해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최근 이 지역을 강타한 우박 동반 폭풍이 이번 떼죽음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들의 죽음은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국제기후변화패널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기온은 지구 평균의 2배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짐바브웨는 지난해에도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호주 기상청은 기후변화 때문에 산불의 규모가 매년 커지고 산불 시즌도 길어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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