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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KBF 김진우 사장 "친환경 플라스틱 무게 줄이고 보온성 높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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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7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편의점을 보유한 BGF리테일의 투자회사 BGF가 매출액이 채 10억원이 안 되는 KBF(Korea Bio Foam) 지분 77.01%를 인수했다. 매출액은 적지만 기술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김진우 KBF 사장(70)은 "KBF는 2010년 업계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PLA를 처음으로 발포(거품을 만듦)한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PLA는 옥수수와 사탕수수에서 나온 젖산으로 만든다. 분해될 때 미세 플라스틱이 남지 않으면서, 만들거나 처리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을 발포하면 스티로폼처럼 가벼워지고, 보온성이 올라간다. 부피가 커져 원료를 덜 사용해도 돼 경제성도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PLA 자체가 거품을 내기 어려울 뿐더러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성형' 작업이 어려워 발포에 성공한 기업은 거의 없다. PLA로 만든 플라스틱 컵은 일반 카페에서 커피를 담는 투명 컵과 외관상으로는 전혀 차이를 찾을 수 없다. 진가는 태웠을 때 나타난다. 일반 플라스틱이 악취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타들어가는 것과 달리 PLA는 설탕과자처럼 노란 액체로 변한다. 김 사장은 "소각 후 남은 액체는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땅에 묻거나 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고, 제품을 만드는 데 재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PLA를 발포해 스티로폼 형태로 만들려는 시도는 많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경영학과 학부를 졸업한 뒤 곧장 일본 오사카 마쓰시타(현 파나소닉) 본사 전자사업부에 취직했다. 3년 근무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김 사장은 1980년 '거도산업주식회사'를 설립한 후 1982년 농심이 내놓은 '육개장사발면' 용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1990년대 라면 용기의 환경호르몬 문제가 터지면서 그의 관심은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쏠렸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 PLA 발포제품 연구·개발에 들어가 2010년께 성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플라스틱시장은 아직 국내보다는 유럽·미국 등 해외에서 유망하다. 국내 규제 수준이 해외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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