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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사학스캔들 질문 받자 발끈…야당 의원에 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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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허하고 정중한 대응" 진언한 세코 효과 없어

한국일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방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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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회에서 야당 의원을 향해 자리에 앉아 야유를 퍼부어 회의가 잠시 중단되는 소동이 일었다. 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무소속 이마이 마사토(今井雅人) 의원이 아베 총리와 그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장관이 연루된 가케(加計)학원 의혹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다. 최근 경제산업장관과 법무장관의 잇단 낙마에 이어 하기우다 장관도 교육 격차를 당연시하는 실언으로 사임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평정심을 잃은 모습을 보인 것이다.

가케학원 의혹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오랜 친구인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가케학원 이사장이 정부로부터 대학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2017년 당시 관방부(副)장관이던 하기우다 장관이 2016년 문부과학성 국장에게 아베 총리 이름을 언급하며 수의학부 신설을 압박한 내용이 담긴 정부 문서가 공개된 바 있다.

이마이 의원은 전날 질의에서 당시 공개된 문부과학성 문서와 관련해 “문부과학성 직원이 만든 것이냐”고 묻자, 하기우다 장관은 “나는 문서에 대해서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자 자민당 의원들이 이마이 의원을 비판하는 야유를 보냈는데, 아베 총리도 “당신이 만든 게 아니냐”고 외치며 합세한 것이다. 일본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질의 도중 상대 당 의원을 향해 질타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총리가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질의하는 의원에게 앉은 자리에서 야유를 퍼붓는 일은 상당히 드물다.

이에 이마이 의원은 아베 총리에게 “왜 내가 이런 걸 만들겠느냐”라며 “엄청난 모욕이다.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앉은 자리에서 발언한 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발언 내용과 관련해선 “누구라도 (문서 작성자일) 가능성이 있다”며 철회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국회 심의 중 야유로 사과 요구를 받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와 관련,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참의원 간사장은 지난달 참의원 대표질의에서 아베 총리에게 “앞으로는 겸허하고 정중한 대응으로 심의에 임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도쿄(東京)신문은 7일 “세코 간사장의 진언은 효과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야당이 잇단 장관 낙마에 대한 임명 책임을 추궁하는 동시에 2017년 정권을 궁지로 몰아넣었던 사학스캔들을 거론하며 자신과 하기우다 장관에 대한 공세에 나서자, 발끈한 것으로 보인다.

다나하시 야스후미(棚橋泰文) 예산위원장은 니시무라 아키히로(西村明宏) 내각 관방부(副)장관을 불러 “각료석에서 불규칙한 발언을 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아베 총리 측에 주의를 줬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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