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11분간 환담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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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양국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의 종료 시점인 이달 22일 자정을 넘겨 연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7일 중앙일보에 밝혔다. 이는 지소미아를 놓고 일본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정부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고위 당국자는 “연장 가능성은 50% 미만”이라며 “현재 양국 간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데, 일본이 여지를 안 준다”고 귀띔했다. 이는 공식적으로는 “일본 측의 변화가 없는 한 현 단계에서는 예정대로 지소미아를 끝낸다는 원칙”(5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이지만, 정부 일각에서 ‘지소미아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11분간 환담’ 이후 그동안 꽉 막힌 양국 간 관계에 숨통이 트일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고위 당국자의 언급은 지소미아 해결을 위한 여지를 일본이 주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위 당국자는 지소미아 유지를 위한 핵심 여건으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촉발한 일본의 수출규제(화이트리스트 배제)를 푸는 것”을 꼽았다.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판결 이후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지난해 말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 초계기 갈등도 보복 조치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한국과 갈등을 키우는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방위성에서 반대했지만, 아베 총리가 초계기 문제를 한국에 공세적으로 제기하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일본은 아베 총리의 지시에 따라 치밀하게 한국에 보복했다”며 “수출규제 외 비공식적 보복 조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올해 은밀하게 ‘한국을 상대로 ▶도와주지 말라 ▶가르쳐주지 말라 ▶관계를 맺지 말라’는 세 가지 비공개 원칙을 세웠다”며 “수출규제도 이 원칙에 따라 입안되고 집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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