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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 명의의 담화에서 "인내심이 한계점을 가까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이 연합공중훈련을 12월에 재개하려 하고 있다며 "군사적 움직임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권정근 북한 대사는 또, "합동군사연습이 … (북한이) 이미 취한 중대조치들을 재고하는 데로 떠밀 수 있다"며, 핵실험이나 ICBM 추가발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북한의 이런 위협은 이번만이 아니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10월 24일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며 유연하게 미국을 압박했는가 하면, 김영철 당중앙위 부위원장도 10월 27일 아태평화위원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이 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거친 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강약 조절을 해가며 과거와 같은 도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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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접촉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수혁 주미 대사는 10월 31일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접촉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11월 중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단할 수 있는 뭐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 국정원, 북미대화 긍정적 전망
그런데, 이와는 다른 결의 이야기도 있다. 국정원이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12월 중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르면 11월 중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12월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그 사람들(북한)의 목표일 것이라고 (국정원이)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이 이후 입장문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시기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국회 정보위원들의 브리핑이나 '북미 실무회담의 11월-12월 초' 개최를 언급한 것을 보면 국정원은 연내 북미대화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국정원의 이같은 전망은 다른 전문가들의 전망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우리가 국정원의 언급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정원이 정보기관으로서 팩트(사실)에 근거한 추론을 하는 기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즉,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11월-12월 초 실무회담과 12월 북미정상회담을 전망할 무엇인가가 있지 않겠느냐는 추론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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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와 협상은 함께 가지만 결과는 마지막까지 가변적
언뜻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이같은 움직임들이 사실 모순된 것은 아니다. 장외 압박을 통해 위기가 고조돼가는 듯 보이는 것이 협상의 가능성을 높게 하고, 협상을 위해서라도 장외 압박을 높여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계속해서 인내심의 한계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한계'를 넘어서기 전에 빨리 북한이 원하는 협상틀로 들어오라는 외침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들이 반드시 긍정적인 협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위기와 협상 가능성은 함께 움직이는 것이지만, 그것이 협상으로 가게 될지 위기로 남게 될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협상을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협상판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 명분을 쌓고 있는 측면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안정식 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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