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 12월 12일 조기 총선 제안
노동당 "노딜 배제됐으니 선거하자"
야당 대학생 방학전 선호…날짜 논란
총선해도 과반 정당 없으면 혼란 예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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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지 3년 4개월이 지났지만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영국이 결국 초기 총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12월 총선을 치르자고 한 제안한 가운데 제1야당도 총선을 수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날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총선이 치러질 경우 결과에 따라 브렉시트 향배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29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제안한 12월 조기 총선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코빈 대표는 "그동안 노동당은 아무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정부가 실행할 가능성이 사라지면 조기 총선에 찬성한다고 밝혀왔다"며 "이제 그 조건이 충족됐다"고 말했다. 코빈 대표는 EU 측이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연장하기로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오는 12월 12일 총선을 치러 민심의 심판을 받자고 제안했다. 28일 하원에서 실시된 조기 총선 표결에서 노동당 의원들은 대부분 기권했다. 조기 총선을 치르려면 하원 의석의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이 방안을 부결됐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이 총선에 동의함에 따라 하원은 조만간 초선 실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운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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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돌은 총선 시기다. 존슨 총리는 12월 12일을 제안했지만 노동당은 언제를 선호하는 지 밝히지 않았다. 군소 야당인 민주연합당과 스코틀랜드 국민당은 12월 9일 선거를 하자는 입장이다. 12일에 대학생들이 방학을 해 캠퍼스를 떠나기 때문에 젊은 층의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브렉시트는 젊은층에서 반대 여론이 많다. 존슨 총리 측에선 12월 11일은 수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날짜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다 총선 실시 여부까지 불투명해질 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나름 기대가 크다. 존슨 총리는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이 앞서고 있다며 자신의 총리직을 공고히하고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킬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노동당은 크리스마스 전에 존슨을 축출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2017년 총선에서 선전한 데 이어 이번에 더 약진해 아예 정부를 인수할 수 있다면 최상으로 본다. 군소 야당은 젊은층과 EU 시민까지 투표장을 찾도록 유도해 브렉시트를 중단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야당에서는 이를 위해 투표 연령을 16세로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브렉시트 반대 시위대의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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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치러지더라도 한쪽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지 않는 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도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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