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선거법 관련 3+3 회동이 열리고있다.[사진=김호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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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 각 당 대표 1인은 지난 23일 '3+3' 회동을 했지만 입장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비슷한 시각 바른미래당과 비교섭단체 정당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법 개정안 우선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비례대표↑·지역구↓…군소정당에 유리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선거법 개정안의 정식 명칭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17명이 발의했다.
핵심은 현행 '지역구 253명·비례 47명'을 '지역구 225명·비례 75명'으로 바꿔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이다. 여기에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연동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지역구 선거에서 근소한 표차로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를 통해 구제하는 방식 등이 더해진다.
이 산식에 지난 20대 총선 결과를 넣어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에서 107석으로, 새누리당은 122석에서 109석으로 줄어든다. 반면 당시 국민의당은 38석에서 60석, 정의당은 6석에서 14석으로 늘어난다. 무소속은 11석에서 10석으로 줄어든다. 거대 양당 구조가 완화되고 군소 정당 의석수가 늘어나는 제도인 셈이다.
패스트트랙 충돌, 정개특위 의결 강행
지난 4월 30일 새벽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했다. 전날부터 한국당 의원들의 국회 점거농성에 들어가면서 혼란이 벌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실을 점거하자, 심상정 당시 정개특위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회의를 강행했다. 결국 재적 의원 18명 중 12명(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열차가 출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위원장이 8월 29일 오전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려하자 전체회의장을 방문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와 장제원 간사(오른쪽) 등이 "날치기" 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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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뒤 정개특위 논의가 진행되던 8월 29일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정개특위 활동 종료를 이틀 앞둔 날이었다. 당시 민주당 간사였던 김종민 의원은 "8월 말 의결해야 11월 본회의까지 넘긴 뒤 총선 관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고,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국당 의원들과 직접 회의장에 찾아와 '날치기'라며 반발했다.
홍영표 당시 정개특위 위원장은 '기립투표'를 강행했고, 재석 의원 19명 중 11명 찬성으로 선거법 개정안이 특위를 통과했다.
'조국 정국' 거치며 공수처 먼저 주장
정개특위 의결 당시는 '조국 정국'이 한창인 때였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지정과 인사청문회, 장관 임명 강행, 사퇴까지 모든 관심은 '조국 정국'에 쏠렸고 다른 이슈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이른바 대규모 찬반 집회가 열리자 여권에서는 검찰 개혁안 처리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조 전 장관이 2차 검찰 개혁안을 발표한 뒤 사퇴 의사를 밝혔던 10월 14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이 국가 1호 과제"라며 사법개혁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선거제 개혁안을 먼저 처리하기로 한 합의와 다르다며 반발했다.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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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일 민주당은 검찰개혁특별위원회에서 사법개혁안 중에서도 공수처 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나섰다. '공수처 설치'라고 적힌 피켓이 등장한 집회가 여의도에서 열린 다음날이었다.
바른미래 등 강력 반발
23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성사 및 선거제도 개혁안 통과 결의 시민사회-정치권 공동기자회견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심상정 대표[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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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과 비교섭단체 정당들은 여당의 공수처 우선 처리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3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공수처법 처리하고 나서 선거제 개혁은 하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는 말이냐"며 여당을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사법 개혁안과 선거제 개혁안이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공조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국회의원 정수를 270명으로 축소하고 비례대표를 폐지하자고 주장하며 패스트트랙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공수처 역시 한국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공수처 법안이든 선거법 개정안이든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과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더 중요할 수 있지만, 바른미래당과 비교섭단체 정당에는 선거제 개혁안이 더 절실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4일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며 "형식과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패스트트랙 함께 추진한 정당과 전면적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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