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내각의 핵심 정책을 담은 ‘여왕 연설’ 표결이 가결된 24일 존슨 총리가 밝은 표정으로 다우닝 10번가 총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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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12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EU가 내년 1월까지 브렉시트 연기를 승인한다면 12월 12일 조기 총선안을 하원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이 비준되도록 협력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EU가 브렉시트를 1월 31일까지 연기하도록 허용한다면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주 하원은 오는 12월 12일 조기 총선을 실시할지 여부를 표결할 것”이라며 “이는 11월 6일 자정 이후 의회가 해산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선거일 25일 전에 의회를 해산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이콥 리스 모그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는 정부가 28일 조기 총선 동의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기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에 따라 하원의원 3분의 2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앞서 존슨 총리는 EU와의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 승인투표가 좌절되자 유럽연합(탈퇴)법, 이른바 ‘벤 액트’에 따라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지난 19일 EU에 발송했다. 존슨 총리는 더는 브렉시트를 연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법률 미준수 가능성이 제기되자 마지 못해 서한을 보냈다.
EU는 오는 25일 브렉시트 연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요청대로 내년 1월 31일까지 추가 연기할 가능성이 크지만, 프랑스가 2주 이내 단기 연기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점이 변수다.
한편 하원은 이날 정부의 핵심 정책을 담은 ‘여왕 연설’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310표, 반대 294표로 통과시켰다. 영국 여왕은 새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의회에 나와 정부의 주요 입법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앞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14일 보수당 내각의 주요 정책을 전하는 연설을 한 바 있다.
통상 여왕 연설은 하원에서 통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표결을 앞두고 1924년 1월 보수당의 스탠리 볼드윈 총리 이후 존슨 총리가 처음으로 여왕 연설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존슨 총리가 여왕 연설 표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이는 브렉시트 교착상태 해결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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