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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어… 어… 어제처럼 ‘끝내준’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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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KS 2차전 6 - 5 키움 꺾어

경향신문

두산 박건우(오른쪽에서 세번째)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잠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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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잠실구장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전날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도중 키움 더그아웃 모습을 담은 영상이 논란을 일으켰다. 키움 송성문(23)이 비난에 가까운 야유를 터뜨리는 모습이 여과 없이 담겼다. 상대팀 두산 선수들은 “어차피 경기 중에 들리지도 않는다”며 대부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야구장 바깥 여론은 싸늘했다.

23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송성문은 취재진 앞에서 사과했다. 주장 김상수도 사과를 했다. 두산 선수단을 찾아가 사과하는 것은 “큰 경기 중이니 시리즈 끝나고 풀자”는 쪽으로 합의가 됐다.

어수선하고 시끄러웠지만 야구가 시작되자, 야구는 야구였다. 한국시리즈다운 엎치락뒤치락 승부 끝에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가 나왔다. 두산이 3-5로 뒤진 9회말 3점을 뽑아 6-5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부터 잠실구장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송성문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2만5000여명 중 상당수인 두산 팬들의 야유를 한 몸에 받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송성문은 2회 팬들의 ‘우~’ 하는 야유 속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고, 오른쪽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타구를 때린 뒤 거침없이 3루까지 달렸다. 김혜성의 희생뜬공 때 쉽게 홈을 밟아 2-0으로 도망가는 점수를 냈다.

키움은 2-2로 맞선 6회에는 박병호의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 송성문은 또다시 커다란 야유 소리와 함께 타석에 들어섰고 우전 적시타로 점수차를 벌렸다. 8회 4번째 타석 때 희생번트가 병살타로 이어졌지만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8회 송성문의 병살타 때 두산 팬들은 앞서 4회 나온 오재일의 동점 투런 홈런 못지않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9회까지 3-5로 뒤져 패색이 짙던 두산 분위기를 바꾼 것은 마침 송성문의 막말 야유 대상이었던 김재호(34)였다. 전날 1차전 6회초 수비에서 근육 경련으로 주저앉았을 때 송성문이 “2년짜리 재활”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영상에 담겨 팬들의 공분을 샀다. 김재호는 경기 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선은 지켰으면 좋겠다”면서도 “큰 경기 치르는데 송성문이 너무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회말 허경민의 안타와 오재원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에서 김재호는 바뀐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때려 경기 흐름을 완벽하게 뒤집었다. 두산은 김인태의 좌익수 희생뜬공으로 동점을 만든 뒤 1사 2루에서 박건우가 끝내기 중전 안타를 때려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완성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사상 첫 이틀 연속 끝내기 기록도 남겼다. 박건우는 2차전 MVP에 올랐다.

키움은 장점이던 불펜이 흔들렸다. 20살짜리 좌완 선발 이승호는 두산 강타선을 5.1이닝 4안타 2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경기가 뒤집혔다. 경기 막판 오주원이 다시 한번 무너졌다. 다만 조상우의 위력은 여전했다. 5-2로 앞선 6회 1사 1·2루 위기에 등판한 조상우는 전날 두산 4번 김재환을 직구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데 이어 이날도 직구만 6개를 던져 결국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남은 시리즈 둘의 재대결에 대한 관심을 키운다. 시리즈 전적은 두산이 2승으로 앞섰지만 논란 속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3차전은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경향신문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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