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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은행의 배신···금리 떨어졌는데 주택대출 0.5%P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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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형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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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는 제자리인데, 유독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훌쩍 뛴 은행들이 있다.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한 탓이다.



9월 말 훌쩍 뛴 변동형 대출금리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328~4.628%로, 한 달 전보다 0.567%포인트 상승했다. 이 은행의 신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 역시 한 달 새 0.577%포인트 올랐다. 그 결과 한달 전까지는 은행권 최저(연 2.481~3.781%)였던 신잔액 코픽스 연동 상품의 금리가 단숨에 가장 높은 수준(연 3.058~4.358%)으로 뛰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달리 혼합형(초기 5년 고정금리) 대출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나서, 이를 막기 위해 9월 25일자로 가산금리 체계를 변경했다”며 "변동형 대출의 가산금리 중 신용등급 등에 따른 감면폭을 0.5%포인트가량 축소했다"고 말했다. ‘고정금리<변동금리’라는 독특한 시장 상황에 맞춰 가산금리를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가산금리’로 결정된다. KEB하나은행이 가산금리를 조정하면서 결과적으로 변동형 대출금리가 그만큼 상승했다.

농협은행 역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9월 26일 우대금리 총 한도를 0.3%포인트 축소하면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0.3%포인트 올라갔다. 기존에 농협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연 2.51~4.02%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우대금리 조정과 코픽스 인상을 거쳐 현재는 2.86~4.07%로 국민은행보다 높다. 이 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가계여신 증가속도가 은행권에서 가장 가파르다”며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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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증가 속도조절 중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99조385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5.09%나 증가했다. 금융위원회의 올 한해 관리 목표인 5%를 3분기 만에 이미 넘어섰다.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가급적 억눌러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이 대출을 중단하지 않는 한 가장 효과적인 수요 조절의 수단은 가격(금리)이다. 특히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은 편이었던 두 은행이 먼저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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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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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변동형 대출 금리가 떨어지길 기다렸던 예비 대출자들에겐 아쉬운 소식이다. 은행이 가산금리·우대금리를 미리 조정해놓은 탓에 다음달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하더라도 대출 금리는 최저 2%대 후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가산·우대금리 조정은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부터 은행에 ‘신 예대율’이 도입되면서 가계대출은 기업대출보다 높은 가중치를 적용한다(가계 115%, 기업 85%).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들은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100%를 넘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가계대출을 늘리지 않기 위해 고심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비중이 큰 대형은행은 가계대출 증가를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있지만 가계대출 소비자는 대출 관련 각종 규제로 인해 사실상 혜택을 보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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