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의장 "실질적으로 같은 안건, 반복적"
총리 "영국인의 뜻 전달할 기회 재차 부정"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를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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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표결 재추진이 무산됐다. 하원이 이를 가로막으면서다.
2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날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은 "(정부가 내놓은) 안건은 토요일 나온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이미 (하원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그러므로 오늘 안건은 토론에 부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반복적이고 무질서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영국 의회는 같은 회기 내에 동일한 사안을 표결에 부치지 못 하게 하고 있다. 정부의 승인투표 재추진도 이 규약에 가로막혔다.
존슨 총리는 지난 19일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받으려 했지만 표결 자체조차 하지 못했다. 하원이 '레트윈 수정안'을 16표 차이로 가결했기 때문이다. 보수당 출신의 무소속 올리버 레트윈 의원이 발의한 레트윈 수정안에는 브렉시트 이행법률이 처리되기 전까지 합의안 표결을 보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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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의장의 발표 직후 보수당을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벤 브래들리 보수당 의원은 트위터에 "하원의장과 하원이 또다시 내부 절차와 관료주의만 바라볼 때 사람들은 밖에서 우리가 브렉시트에 착수하길 바라고 있다"며 "누가 다 망쳤나, 이제 (31일까지) 10일 남았다"고 비판했다.
존슨 총리도 불만을 표출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존슨 총리 대변인은 "하원의장이 영국인들의 뜻을 전달할 기회를 재차 부정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합의안 재표결이 무산되면서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이행 법안의 의회 통과를 위한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달 31일 브렉시트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브렉시트부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영국에서 법제화하기 위한 법안을 이날 하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도 "정부가 이날 오후 탈퇴법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고, 표결은 화요일(내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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