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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가혹한 현실서 위안받자"…팔 가자지구서 반려동물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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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장비 갖춰지지 않아 인간 위한 장비 쓰기도

뉴스1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개에게 복종훈련을 시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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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하고 낙후된 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증가 속도와는 달리 의료 장비가 갖춰지지 않아 사람의 진료에 쓰이는 장비까지 사용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가혹한 현실로부터 정서적인 위안을 얻기 위해 반려동물 수요가 증가중이다. 약 130명의 수의사가 가자 지구에서 일하지만 의료 장비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 때문에 병든 반려동물을 돌보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장비를 쓰거나 이스라엘로 치료를 보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수의사 이마드 모라드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은 사료와 약품이 진열되어 있고 초음파 기계도 갖췄다. 하지만 그는 다른 추가적인 진료를 위해서는 인간을 위한 의료장비를 사용한다.

그는 "우리는 혈액과 소변 샘플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로 보낸다. 2년전에 그들은 우리의 검사 의뢰를 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드문 경우지만 고양이들은 이스라엘이 있는 치료소로 보내지기도 한다.

고양이와 달리 개는 이슬람에서 부정한(깨끗하지 못한) 동물로 간주되어 옥외에서 보통 사육된다. 하지만 사육을 금하는 법은 없다.

그다지 인기없던 개들조차 점점 더 반려동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개사료를 파는 상점도 많아졌고 가자의 거리를 다니다 보면 개를 산책시키는 주인들도 자주 보게 된다.

사료와 약으로 가득찬 가방을 메고 유기된 고양이나 개를 찾고 있던 은퇴한 시 공무원인 사이드 엘에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인생에서 새 친구를 얻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친구는 어느 인간 친구보다도 사랑을 준다"고 반려동물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가자지구에서 펫숍을 연 바하 가벤은 반려동물 사업을 하는 것이 리스크가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굉장히 많아 놀랐다"면서 "나는 한달에만 10~20마리의 반려동물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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