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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시승기]부자 아빠의 가족사랑..쉐보레 콜로라도 픽업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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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진짜가 나타났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미국발 정통 픽업트럭을 내세우면 국내 수입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가 독점하고 있던 픽업트럭 시장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픽업트럭은 자연 속에 자유를 찾는 아메리칸 라이프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르다. 최신 편의안전 장비를 적용하기보다 픽업트럭 특유의 큰 적재함을 지닌 실용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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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한 콜로라도는 크루캡 숏박스 모델이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과 비슷한 크기다. 콜로라도 제원은 전장 5415mm, 전폭 1885mm, 전고 1830mm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롱바디 모델 칸보다도 전장이 10mm가 더 길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에 비해 전폭이 65mm 좁다. 이 점 때문에 주차하기 생각보다 용이하다. 긴 전장을 갖춘 덕에 휠베이스는 플래그십 세단 부럽지 않은 3258mm에 달한다.

콜로라도는 간결하지만 자신만의 터프한 야생미를 드러낸다. 그릴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가로 크롬바와 기교하고는 거리가 먼 헤드램프는 투박하지만 기교를 부리지 않은 수수함이 디자인 만족도를 높인다. 휠하우스는 큼직한 사다리꼴 형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이 너나할 것 없이 대형 휠을 장착하는 것과 달리 콜로라도는 전 모델에 17인치휠을 신었다.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잇지만 콜로라도에선 작은 휠이 오히려 빛을 낸다. ‘짚신도 제 짝이 있다’는 옛말처럼 딱 들어 맞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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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외관과 마찬가지로 소박한 시골 밥상과 같은 느낌이다. 유명 쉐프의 화려한 요리는 아니지만 시골 할머니의 푸근한 정감이 느껴진다. 영양도 균형 있게 맞춘 담백한 맛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SUV를 탄 느낌이 먼저 든다. 화려한 편의장비는 없지만 실용성을 염두에 둔 요소가 눈에 띈다. 큼지막한 버튼 배열 역시 픽업트럭다운 구성이다. 1열 시트는 전동 슬라이딩이지만 리클라이닝은 수동 방식이다. 미국 대중차 저렴한 트림에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큰 불편은 느껴지지 않는다. 센터페시아에 마련된 8인치 크기 모니터는 쉐보레 최신 UI가 적용돼 깔끔하다. 딱 필요한 기능만 간추려 적절하게 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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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공간은 긴 휠베이스에 비해 넉넉하진 않다. 대부분 적재함을 활용하는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2열 승객을 위한 편의장비는 컵홀더가 있는 센터 암레스트, 2개의 USB 충전포트와 12V 파워 아울렛이 전부다. 부족한 편의장비를 제외하면 모든 구성은 픽업트럭 특징에 집중한 모양세다. 2열 뒷유리에 적재함과 연결된 쪽창을 마련한 것은 미국 픽업트럭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구성이다. 적재함에 탄 대형 애완견과 주행 중에 소통하는 창구다. 2열 시트는 등받이와 방석 모두 폴딩할 수 있다. 2열 시트 아래에 마련된 작은 적재함을 활용하거나 2열 공간을 전부 적재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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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 트럭의 꽃은 단연 적재함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경우 마치 SUV인양 적재함에 하드톱을 씌운 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원래 픽업의 쓰임새를 잃어버린 모습이다. 콜로라도는 다양한 적재함 활용을 위해 옵션을 꼼꼼하게 준비했다. 먼저 적재함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손잡이와 발판을 마련했다. 렉스턴 스포츠에서 불만으로 제기됐던 테일게이트는 부드럽게 열리게 만들었다. 적재함에 실은 짐이 쉽게 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친 재질로 마감 처리했다. 야간에 편리하도록 적재함에 별도의 조명을 마련한 것도 미국식 픽업다운 구성이다. 콜로라도의 적재용량은 1170L, 적재중량은 400kg이다.

시승을 위해 콜로라도 운전석에 앉았다. 콜로라도는 흔한 버튼 시동이 아닌 키를 넣어 돌려 거는 고전적인 방식이다. 최신 차에선 보기 힘든 구성이다. 나름 재미도 느껴진다. 콜로라도는 3.6L V6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달린다.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0kg.m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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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에 고배기량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라니..’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경한 조합이다. 시동을 걸면 가솔린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이 느껴진다. 투박한 실내에서 마치 세단을 타는 듯한 엔진음을 들을 수 있다. 이마저도 꼼꼼한 방음 탓인지 아득히 들려온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자연흡기 엔진답게 점차적으로 출력을 높이며 차체를 끌고 나간다. 적재함이 텅 빈 상태라 그런지 가속 성능이 기대 이상이다. 연비는 어쩔 수 없다. 콜로라도 복합연비는 4륜모델 기준 8.1km/L, 막히는 시내를 주행하면 리터당 5 km대가 나온다. 대신 고속도로를 정속 주행하면 10km/L의 연비는 손쉽게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작은 위안이다.

시승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승차감이다. 근래 시승해본 프레임바디 SUV 중 단연 최고다. 얼마전 모하비 더 마스터의 꿀렁거리는 승차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말랑함과 딱딱함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냈다. 트럭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부드러우면서도 멀미를 찾아 볼 수 없는 탄탄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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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에서도 탁월하다. 뒷바퀴만을 굴리는 2H, 모든 바퀴를 굴리는 4H와 4L은 물론 2륜구동과 4륜구동을 스스로 오가는 사륜 오토모드까지 마련했다. 험한 길을 마주쳐도 운전자가 할 일은 스티어링휠을 잡고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반복해서 밟아주는 것 뿐이다.

콜로라도는 국내에서 상당수 수요가 레저용이다. 캠핑카나 요트 등을 견인하는 능력은 최대 3.2톤이다. 대형 카라반도 손쉽게 견인할 수 있다. 주행시 트레일러의 흔들림을 방지하는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기능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또한 후방카메라를 켜면 트레일러를 장착할 때 편의성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라인이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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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는 그 흔한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나 버튼 시동조차 없다. 럭셔리를 기대할 필요도 기대해서도 안 될듯 싶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픽업트럭은 바로 그렇게 타는 것이다. 있어야 할 기능은 제자리에 정확하게 자리잡았고, 없어도 되는 기능은 과감하게 덜어냈다. 그 많은 편의장비를 달고도 중고차로 팔 때까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것보단 내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정확하게 담아낸 것이 훨씬 실용적으로 느껴진다.

담백한 매력을 갖춘 콜로라도는 픽업 그 자체로 충분하다.

콜로라도와 쌍용 렉스턴 스포츠는 픽업트럭이라는 공통분모만 있을 뿐 실용성과 화려함, 가솔린과 디젤 등 다양한 부분에서 소소한 차이를 보인다. 두 모델은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국내 판매되는 픽업은 단 두 종류 뿐이라서다. 콜로라도의 등장은 분명 렉스턴 스포츠로 하여금 변화를 받아들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의 선의의 경쟁은 소비자에게는 실보단 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두 모델의 치열한 경쟁이 기대되는 이유다. 언젠가 콜로라도에 댕댕이를 싣고 오지 캠핑을 떠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 줄 평

장점 : 프레임 바디지만 너무나 훌륭한 승차감

단점 : 어쩔수 없지만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의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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