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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악소리 나는` 쌍용차…3분기 1052억 영업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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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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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올해 3분기에만 105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법정관리 위기와 평택공장 점거 사태를 겪은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 성적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소·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모델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쌍용차는 SUV '명가' 지위를 위협받았고 판매 비용도 급증했다. 이 와중에 신차 개발을 위한 비용도 지속 투입하며 올 한 해 적자 폭은 2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 단결을 통한 위기 극복에 한 가닥 희망을 건 쌍용차는 실적에 돌파구를 내줄 '제2의 티볼리' 신화가 절실하다.

쌍용차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364억원, 영업손실 1052억원, 당기 순손실 1079억원을 거뒀다고 18일 밝혔다. 2017년 1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영업손실이다. 분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9014억원 대비 7.2% 감소했고 적자 폭은 200% 뛰었다. 3분기 적자 규모는 올 상반기 전체 적자 폭(769억원)을 뛰어넘으며 증권가 예상치(약 600억원 적자)마저 웃도는 '어닝쇼크' 수준이다.

이로써 쌍용차는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1821억원을 냈다. 올해 전체 손실 규모가 2000억원 이상이 확실시된다. 2009년 영업손실 2934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악 실적이다. 쌍용차는 2009년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 법정관리 위기,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노조의 평택공장 점거 농성으로 막대한 생산 손실 피해를 입었다.

쌍용차는 이번 분기 실적 악화에 대해 "판매 감소 여파와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비용 증가, 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3분기 쌍용차의 완성차 판매는 3만1126대로 작년 동기보다 11.4% 감소했다. 올 들어 누적 내수·수출 판매는 10만1403대로 전년 대비 0.8% 줄었다. 쌍용차가 연초 제시한 올해 판매량 목표인 16만대는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의 판매 부진은 2015년 첫 출시 이후 소형 SUV 시장을 선도한 티볼리와 인기 대형 SUV 렉스턴(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칸)이 올 들어 힘을 못 쓴 탓이 크다. 현대차는 소형 SUV 베뉴, 대형 SUV 팰리세이드로 쌍용차를 압박했다. 기아차도 하반기 소형 SUV 셀토스, 대형 SUV 모하비 더 마스터를 앞세워 위협에 가세했다. 올 들어 9월까지 티볼리는 3만5351대가 국내외에서 팔려 전년 동기 4만1965대와 비교해 판매량이 1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렉스턴 브랜드 판매도 4만6575대로 2.2% 줄었다.

쌍용차는 현대·기아차 압박에 대응해 차종별로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주며 판매 비용을 키우고 있다. 쌍용차는 전 모델을 대상으로 노후 경유차 교체 프로그램을 통해 구매할 경우 90만원을 소비자에게 지급한다. 쌍용차를 재구매하면 최대 70만원을 추가 할인하는 로열티 프로그램도 있다.

신차 개발에 지속 투입하는 비용도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이르면 내년 후반 공개를 목표로 코란도 기반 순수전기차도 개발하고 있다. 쌍용차는 신차 개발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임원을 20% 줄이고 급여를 10% 삭감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산업 수요 위축과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감소 여파로 손실이 확대됐다"며 "고강도 쇄신책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함께 글로벌 판매 확대 노력을 통한 경영 정상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혁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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