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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멕시코 경찰, 마약왕 아들 체포했다가 격렬한 저항에 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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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014년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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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악명높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2·사진)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이 멕시코 경찰에 체포됐다고 AF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멕시코 마약 조직이 그를 구하기 위해 도심에서 경찰과 격렬한 총격전을 벌이자, 당국이 시민 안전을 이유로 오비디오를 풀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의 한 주택에서 마약밀매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오비디오 구스만이 체포됐다. 오비디오의 체포 소식이 현지 매체를 통해 전해지자, 쿨리아칸 도심에서는 구스만 일가가 이끌던 '시날로아 카르텔' 소속 조직원과 경찰 간의 총격전이 격렬하게 벌어졌다. 복면을 쓰고 기관총 등으로 중무장한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들은 경찰은 물론 일반 시민들을 향해서도 방아쇠를 당겼고,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멕시코 당국은 "더 큰 폭력을 피하고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오비디오 없이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오비디오를 체포했던 장소에서 그를 다시 풀어줬다"고 밝혔다.

구스만은 멕시코 북부에서 마약밀매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며 미국으로 밀수되는 대부분의 마약을 공급해 온 인물이다. 1m64㎝의 작은 키 때문에 '엘 차포(땅딸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헤로인·코카인·대마·메타암페타민 등 각종 마약을 재배·유통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쟁 조직과의 세력 싸움에서 수백명을 살해하고 고문하는 등 잔인함으로 악명이 높다. 2009년 권위 있는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갑부에 70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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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9일 미국으로 송환되고 있는 호아킨 구스만.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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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앞서 1993년 마약 밀매와 청부살해 혐의로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았지만 2001년 세탁물 더미에 숨어서 탈옥했다. 또 2015년에는 터널을 뚫어 감옥에서 탈출했다가 다시 붙잡히기도 했다.

2017년 미국으로 송환된 구스만은 지난 7월 뉴욕 법원에서 마약밀수 및 돈세탁 등 10개 혐의로 기소됐고, 종신형에 30년형까지 추가되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126억달러(약 15조원)에 달하는 자산도 몰수당했다.

구스만에게는 12명의 자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그가 미국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주로 세명의 아들이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체포된 오비디오는 20대로 알려졌으며, 시날로아 카르텔의 세 형제 가운데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BBC방송 등은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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