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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화사하게 피어오른 삶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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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향연1`


초록 바탕에 노란색과 보라색, 흰색이 화사하게 피어올랐다. 뚜렷한 형체는 없지만 꽃이 아른거린다.

박경희 작가(57) '향연' 연작은 계절의 봄이자 삶의 향연이다. 현실을 탈피해 다른 세계로 향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그는 "큰 주제가 필링(filling), 채우는 것이다. 향연으로 내 인생을 채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래 블루를 주로 사용하던 그는 '향연'을 통해 과감한 색깔 변신을 시도했다. 서울 관훈동 갤러리 이즈 개인전에 걸린 대부분 작품들에 푸른색이 감돈다. 그는 "블루는 우주 속에서 내가 이르고자 하는 영혼의 색이다. 생각을 얽매는 삶의 모든 것들에게서 탈피하고픈 무언의 말들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색깔과 더불어 형상도 비상과 자유를 추구한다. 전시작 '꿈'은 날아오르기 직전의 새들을 표현했다. '외출'은 만개한 모란꽃들이 그려진 화폭 중앙에 검은색 하이힐 부츠가 자리 잡은 작품이다. 어딘가로 향하는 외출에 대한 설렘을 담았다고 한다. 푸른 하늘로 물고기가 차고 올라가는 그림도 동경하는 세계로 이륙하고 싶은 작가의 내면을 드러냈다. 즉흥적인 드로잉으로 표현된 물고기와 색의 덩어리들은 작가가 접해왔던 사람과 사람 사이를 나타낸다.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드는 작품들 역시 어디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은 작가의 마음에서 비롯됐다. 그는 "캔버스 앞에서는 또 다른 내 자아가 그린다. 작품에 몰입할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평생 그림에 대한 열정을 품은 채 가정주부로 살던 그는 1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고양여성작가 회원이자 일산 드로잉 회원인 박 작가는 그동안 파스텔 그룹전, 국제드로잉아트페어, 남이섬 일러스트페스티벌 소품전에 참여해왔다. 전시는 22일까지.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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