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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브렉시트 반대 시위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재협상이 북아일랜드 문제를 풀지 못한 채 막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집권 보수당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해법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재협상 타결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렉시트 협상이 북아일랜드의 지위를 정하는 문제에 달렸다면서, 브렉시트 후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국경 운영 문제에서 양측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EU 회원국 대사들에게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이슈'를 제외하고는 초안 문구를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U는 북아일랜드를 EU의 상품·서비스 관세동맹에 남기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으나 영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협상은 16일 밤에도 계속됐지만, 복수의 관계자들은 일러도 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17일 오전까지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부가가치세 문제도 브렉시트 협상에서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는 북아일랜드를 영국의 부가가치세 체계에 두되 EU 규정을 따르도록 해 국경에서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EU와 합의했으나, 의회에서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을 세 차례 부결하면서 무산됐습니다.
물리적 국경이 없으면 부가가치세 회피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이론상 북아일랜드 기업들은 EU에서 상품을 수입할 때 부가가치세를 회피해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EU와 영국의 부가가치세 갈등 문제는 이미 존재했습니다.
EU는 영국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부가가치세 포탈 문제를 제소하기도 했습니다.
예상대로 보수당 정부의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은 정상회의 당일인 17일 오전 존슨 총리의 제안 자체를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민주연합당 포스터 대표는 성명에서 "말 그대로 관세를 포함해 현재 논의되는 이슈를 지지할 수 없다. 부가가치세 문제도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강경 브렉시트' 성향의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의 EU 관세동맹 잔류를 강하게 반대해왔습니다.
이 밖에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다시 국경을 긋는 문제는 단순히 관세, 부가가치세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1972년 1월 벌어진 '피의 일요일' 사건을 기억하는 EU와 아일랜드는 브렉시트로 인해 물리적 국경이 들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피의 일요일'은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서 영국군이 비무장 아일랜드계 주민에게 실탄을 쏴 14명이 숨진 사건입니다.
아일랜드 독립, 가톨릭과 신교의 갈등이라는 역사적 맥락과 닿아 있는 이 사건은 1998년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여전히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현재형으로 남아 있습니다.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남동생을 잃은 케이트 내시(70)는 AP통신에 "국경에 사람을 배치하게 된다면 다시 폭력이 시작될 것"이라며 "국경 초소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든 뭐든 누군가의 목표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평화협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법 무장단체들이 존재하고 작은 규모의 폭력이 지역 사회를 괴롭히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 지역인 아마, 다운, 퍼매너, 티론, 데리 등 40여 곳에서는 브렉시트 반대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존슨 영국 총리는 의회를 통과한 법률에 따라 19일까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 1월 31일로 3개월 추가 연기해야 하지만 합의 없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희준 기자(yoo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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