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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반달눈 미소 기억할게요"…꽃다운 25살, 세상과 작별한 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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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인식 엄수

연합뉴스

꽃다운 나이인 25살에 떠난 가수 겸 배우 설리
(서울=연합뉴스) 지난 14일 사망 소식이 알려진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의 발인식이 17일 오전 엄수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설리의 새하얀 얼굴도, 반달눈 미소도 이제 우리의 기억 속에 남게 됐다.

지난 14일 생을 마감한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가 17일 사랑하는 이들을 남겨둔 채 세상과 영원히 작별했다.

이날 오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발인식에서 유족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동료, 직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SM은 모든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했으나, 유족 뜻에 따라 팬들이 설리와 작별할 시간을 주고자 지난 15~16일 오후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조문 장소를 마련했다.

장례 기간 빈소에는 동료 가수와 배우들이 조문해 슬픔을 함께했으며, SNS에는 카라 출신 구하라·박규리, 유아인, 홍석천, 윤종신, 안재현, 신현준, 구혜선 등 비보를 접한 동료들의 추모글이 이어졌다. 카라 출신 강지영은 "너의 미소 모두가 기억할 거야"란 글을 남겼다.

설리의 SNS에는 '너무 감사했고, 많이 보고 싶다', '하늘에서 행복하세요, 사랑해요', '하늘에선 하고 싶은 것 다 하세요'란 국내외 팬들의 애도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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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싱글 '고블린' 발매 당시 설리
[설리 공식사이트 캡처]



25살, 꽃다운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한 설리는 11살에 아역 배우로 출발해 사랑받은 가수 겸 배우다.

1994년생인 그는 2005년 SBS TV 드라마 '서동요'로 데뷔해 2009년 SM에서 에프엑스 멤버로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에프엑스는 '라차타'(LA chA TA), '누 에삐오'(NU ABO), '핫 서머'(Hot Summer) 등 일렉트로닉 계열 히트곡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또 SBS TV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와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패션왕'(2014)·'리얼'(2016)에 출연해 배우 활동도 병행했다.

그러나 2014년 7월 악성 댓글과 루머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면서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2015년 8월에는 에프엑스를 탈퇴하고 연기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알렸다.

홀로서기 한 그는 활동이 뜸했다가 지난해 10월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 '진리상점'을 통해 외롭고 힘든 과거를 털어놓았다. 당시 그는 에프엑스 탈퇴 과정을 설명하며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6월 전곡 작사에 참여한 싱글음반 '고블린'(Goblin)을 냈고, 8월 '절친'인 아이유 주연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도 특별 출연했다.

또 스타들이 악플에 대한 속마음을 밝히는 JTBC2 예능 '악플의 밤' MC를 맡아 활동했고, 영화 '페르소나 2'를 통해 스크린 컴백도 앞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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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의 밤' 스틸컷
[JTBC2 제공]



설리는 SNS에서 수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셀럽'이기도 했다. 이곳에 상의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듯한 사진을 공개하는 등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 곧잘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매사 말과 행동에 조심하는 전형적인 걸그룹 멤버들과 달리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데도 거침없어 악성 댓글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SNS와 방송을 통해 "브래지어는 건강에도 좋지 않고 액세서리일 뿐"이라며 '여성의 노브라 권리'를 주장하는 파격을 보였다.

근래 당당한 모습으로 활동에 적극적이던 설리가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연예계는 물론 사회적인 파장이 컸다.

특히 그가 생전 고통받은 악성 댓글 문화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하자는 청원도 올라왔다. 일부 매체의 과도한 보도도 도마 위에 올라 누리꾼의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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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설리가 데뷔 14주년에 팬들에게 쓴 손편지
[설리 인스타그램 캡처]



설리는 지난 9월 데뷔 14주년을 맞아 SNS를 통해 팬들에게 쓴 손편지를 공개했다.

이 글에서 그는 "매 순간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고, 그들 덕분에 웃었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삶은 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많은 분이 저의 곁에 함께 있고, 소중한 시간도 모두 같이 만들었다"고 적었다.

또 "저는 여러분께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며 "모두에게 감사하단 말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미우나 고우나 잘 부탁드려요"라고 전했다.

슬프게도 이 글은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됐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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