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남북 대결을 무승부로 마친 파울루 벤투 감독이 태극전사들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9년 만에 평양 남북 대결을 마치고 17일 오전 1시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벤투 감독을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등 16명의 선수들이 베이징을 경유해 한국 땅을 밟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전을 마치고 선수단과 같이 17일 귀국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국가대표팀은 15일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가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에서 북한과 0-0으로 비겼다. 2승 1무(승점 7)를 기록한 한국은 H조 선두 자리를 지켰으나 북한(승점 7), 레바논(승점 6)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다. 그렇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 우리가 준비한 부분이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어려운 환경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 부분이 만족스럽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대는 예상대로 나왔다. 빠르게 볼을 주고받으면서 상대 배후를 침투하려고 했으나 잘 안 됐다. 후반 들어 포메이션을 4-4-2에서 4-3-3으로 변경했다. 조금씩 우리의 플레이가 살아났고 후반 15분 이후 주문한 부분도 잘 이뤄졌다. 골 찬스도 있었는데 득점하지 못했다”라고 총평했다.
전쟁 같은 경기였다. 선수들이 이게 축구인지 모르겠다고 느낄 정도로 강한 몸싸움을 벌였다. 치열한 신경전에 양 팀 선수들이 충돌을 벌이기도 했으며 카타르 출신 주심도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주심이 너무 자주 흐름을 끊었다고 불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상대가 워낙 거칠었다. 그때마다 주심이 경기를 중단하며 상황을 조정했다. 그게 너무 반복됐다. 평소처럼 흐름을 이어가기가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평양에서 열린 사상 첫 월드컵 예선 남북 대결이었다. 그러나 관중은 1명도 없었다. 예상 밖의 무관중 경기였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에) 선수들은 물론 벤투 감독도 많이 놀라더라”라고 귀띔했다.
벤투 감독은 “축구는 많은 관중 앞에서 펼쳐져야 재밌는 스포츠다. 그런데 무관중과 관련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주어진 환경에 맞춰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렇게 (90분간) 경기를 치렀다”라며 “따로 할 말은 없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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