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처럼 자신감을 회복했다. 9월 고용동향에서 주요 고용지표가 모두 선전했기 때문이다. 16일 정부는 3대 고용지표인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이 지난달 고용동향에서는 모두 호조를 보이자 고용시장이 '뚜렷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대내외 경제 전문가들이 향후 경기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본 것에 대해서도 반박 수위를 높였다.
청와대는 조국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현대자동차 연구소를 찾아 기업을 격려하는 등 연일 경기 활력 불어넣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당분간 문 대통령이 직접 기업 현장을 찾아가는 경제 행보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정부가 앞세운 고용지표의 상당수는 재정 일자리 증가 영향이어서 정부 말처럼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만8000명이 증가했다. 이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셋째로 높은 수치다. 고용률 역시 67.1%(15~64세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감소한 3.1%로 9월 기준으로 2013년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정부가 자신감을 내비칠 만하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8월에 이어 9월에도 3대 고용지표가 모두 크게 개선되며, 고용시장의 뚜렷한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고용동향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정부의 '고용의 질적 부활' 확신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9월 취업자 수를 산업별로 보면 정부 재정 일자리가 포함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전년 동월 대비 17만명 늘어나 증가세를 견인했다. 일자리 재정 투입이 중단되면 언제든 사라질 우려가 있는 일자리들이라는 얘기다.
반면 주력 산업인 제조업 취업자는 11만1000명 감소했고 건설업 역시 3만9000명 줄었다. 주당 근로시간량으로 구분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45만2000명 감소한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73만7000명이나 증가했다. 9월 고용동향에서 나타난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이 모두 호조를 보였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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