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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터뷰] 화성8차 윤씨 "살아나가기만...19년간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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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흘 잠 안재우고 폭행

구체적인 진술했다? 경찰의 조작

무기징역 받고 죽고 싶었으나...

명예 회복해서 당당히 살고 싶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 모씨(화성 8차 사건 범인)

화성 연쇄 살인 사건. 그중에서도 8차 사건. 우리는 지금까지 이 8차 사건은 모방 범죄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8차의 범인은 그 당시에 검거가 됐고 20년간 옥살이까지 했는데 만약 그 사람이 진범이 아니라면 상황은 아주 복잡해지는 거죠.

심지어 이춘재가 ‘8차 역시 내 소행이다’ 라고 자백을 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은 설마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춘재의 자백은 아주 구체적이고요. 8차의 범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부분까지 진술을 하고 있답니다. 즉 이춘재가 8차의 진범일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져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당시 8차의 진범으로 지목돼서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 모씨. 윤 모씨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또 그동안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을까요. 윤 씨 얘기를 오늘 직접 들으시겠습니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하고 2009년에 1급 모범수로 석방이 됐습니다. 윤 모씨, 음성 변조를 해서 진행한다는 점 미리 말씀을 드리죠. 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윤 모씨>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교도소에서 나온 게 2009년인데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 뒤로는?

◆ 윤 모씨> 2009년에 나와서 교화위원 집에서 한 3년 있다가 직장 하나 얻어서 지금 8년째 다니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살다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이춘재라는 사람이 내가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여러 개의 범인이다라고 하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 소식 처음 딱 전해 듣고 어떠셨어요?

노컷뉴스

'화성 8차' 범인 "경찰에 고문당해 자백" 주장 (CG)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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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모씨> 저는 좀 착잡했습니다.

◇ 김현정> 착잡하셨어요?

◆ 윤 모씨> 이춘재가 화성 사건 했다고 했는데, 제가 8차 아닙니까? 나중에 조사를 하다 보니 제 사건까지 (이춘재가) 저질렀다고 해서 좀 그런 기분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착잡했다는 말씀은 누명 쓰고 살았던 것들이 쭉 생각이 나면서 착잡했다. 그런 말씀이실까요?

◆ 윤 모씨> 네.

◇ 김현정> 여러분, 사실은 우리가 뭐 단정적으로 8차의 범인이 이춘재다. 윤 모씨는 억울한 누명을 쓴 거다. 지금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윤 모씨는 수감 생활 내내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왔고요. 이춘재는 자기가 8차 진범이라고 주장을 하고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즉 아귀가 맞는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이 8차 사건을 돌아봐야 한다는 거.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서 진상을 파악해 보려고 한다는 점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질문을 좀 드려보죠. 30년 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기억을 좀 되살려주시기 바랍니다. 어쩌다가 끌려가셨어요?

◆ 윤 모씨>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형사들이 와가지고 조사할 게 있다고 해서 그때 갔습니다.

◇ 김현정> 밥 먹고 있는데?

◆ 윤 모씨> 네.

◇ 김현정> 영문도 모르고 끌려가셨어요?

◆ 윤 모씨> 그렇죠. 끌려갔더니 농기구 사장님이 무슨 일이냐고 하니까 별일 아니라고 금방 보내준다고 하더라고요. 양산동에 OOO 별장이 있었거든요, 그 당시에요. 올라갔다 거기서 뭐라고 한마디한 거 기억이 나요.

◇ 김현정> 누군가의 별장으로 끌고 가서 뭐라고 한마디를 했어요? 누가요?

◆ 윤 모씨> 경찰이죠.

◇ 김현정> 뭐라고 한마디를 했습니까?

◆ 윤 모씨> '네가 8차 범인이다‘ 는 얘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와서 경찰서로 갔습니다.

◇ 김현정> 산으로 먼저 끌고 가서, 별장으로 먼저 끌고 가서 ‘네가 8차 범인이지’ 하고 그다음에 경찰서로 데리고 와서… 그 8차 사건 나 저지르지 않았다라고 말씀하셨을 거 아니에요?

◆ 윤 모씨> 저는 아니다라고 분명히 얘기했었거든요, 그 당시에요. 그런데 거짓말 탐지기 하신 그분이 누구인지 성함은 잘 모르겠어요. 그 당시에 (거짓말 탐지기) 뭐가 안 맞는다고 데려가 조사해. 그런 얘기를 들은 것 같아요.

◇ 김현정> 거짓말 탐지기를 하더니 뭐가 안 맞는다. 데려가서 조사해?

◆ 윤 모씨> 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지금 수사 기록을 보면 체모. 그러니까 윤 선생님 체모와 족적을 근거로, 체포되자마자 5시간 만에 자백을 했다. 이렇게 그 당시 기록이 되어 있어요.

◆ 윤 모씨> 그 당시 기록은 그게 맞지를 않습니다. 체모는 그때 OOO 형사가 뽑아달라고 해서 6차례 뽑아줬습니다.

◇ 김현정> 여섯 차례 뽑아주셨어요?

◆ 윤 모씨> 네. 제 생각에는 그 체모를 여섯 번 뽑아줬는데 한 번 뽑을 때 한두 개 뽑지는 않을 거 아닙니까. 그 체모를 갖다가 그 현장에 뿌려가지고 제 것이 나왔다. 그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 김현정> 뽑아줄 때야 전혀 그런 생각을 전혀 못 하셨겠지만.

◆ 윤 모씨> 그런 생각을 저는 전혀 못했죠.

◇ 김현정> 그래요. 5시간 만에 자백한 적 전혀 없다는 말씀이시고.

◆ 윤 모씨> 네.

◇ 김현정> 경찰의 가혹 행위로 어쩔 수 없이 허위 자백을 했다. 이렇게 제가 알고 있는데. 들었는데 가혹 행위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식이었습니까?

◆ 윤 모씨> 잠을 안 재우고 쪼그려뛰기를 몇 번 했어요.

◇ 김현정> 잠을 안 재운다는 건 몇 시간이나요?

◆ 윤 모씨> 3일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3일 동안 한 번도 안 재워요?

◆ 윤 모씨> 네. 미치지 않는 이상은 뭐 사람이 견딜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다리가 불편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쪼그려뛰기를 시켰어요?

◆ 윤 모씨> 쪼그려뛰기 한 번인가 하다가 안 되니까 일어났다 앉았다 그걸 시키더라고요. 그걸 못해서 누가 발로 걷어찼는데 그게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시키는데 못 하니까 발로 걷어찼어요?

◆ 윤 모씨> 네. 가슴하고 엉덩이 쪽을 좀 많이 맞은 것 같아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이게 뭐 비가 오거나 그러면 쑤시고 멍 자국이 가끔 나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도 후유증이 있을 정도로 맞았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했다고 허위 자백을 해 버리면 살인자 누명을 쓰는 건데 끝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버텨야겠다. 이런 생각은 못 하셨어요?

◆ 윤 모씨> 누구 형사인데 그 당시에 조사받을 때요. ‘너 하나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하셨다는 말씀이군요.

◆ 윤 모씨>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의아한 게 그때 경찰에서는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어떤 피해자의 특징, 범행 과정. 이런 걸 상당히 구체적으로 윤 씨가 진술을 했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 윤 모씨> 거의 다 경찰의 조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진술서를 어떻게 조작했습니까?

◆ 윤 모씨> OO라는 형사가 있어요. 나한테 뭐라고 한 것 같은데 네가 8차 범인이 맞다는 거예요. 음모 털을 한번 준 적이 있습니다. 그게 거기에 나왔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털이 왜 거기 있냐 물어보니까 그다음부터 대답을 안 하고 조서에 이렇게 이렇게 하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리고 몇 대 맞고 나니까 정신이 없더라고요.

◇ 김현정> 몇 대 맞고 나니까 정신이 없으셨어요?

◆ 윤 모씨> 네. 정신이 멍하고 내가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감을 모르겠어요, 그 당시에는.

◇ 김현정> 죽었는지 살았는지 느낌이 안 날 정도로 맞으셨어요?

◆ 윤 모씨> 네.

◇ 김현정> 그러고 나서요?

◆ 윤 모씨> 그러고 나서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그때요. 새벽 되니까 내가 자백했다고 기자들이 막 몰려오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 그 구체적인, 이렇게 해서 담을 넘어갔고 이렇게 폭행을 했고 살인을 했고. 이거는 다 형사들이 알아서 적은 거예요 아니면 불러준 대로 말씀을 하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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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모씨> 형사가 거의 불러준 걸로 생각납니다, 지금.

◇ 김현정> 불러줬어요? 이렇게 한 거 맞지 그러면 네 이런 식으로?

◆ 윤 모씨> 네.

◇ 김현정> 그 피해자의 오빠와 지인이었다. 이렇게 당시 보도가 됐었는데 지인인 건 맞습니까?

◆ 윤 모씨> 지인인 건 안 맞고요. 그 당시에 제가 농기구 수리할 때는.

◇ 김현정> 공장 다니실 때?

◆ 윤 모씨> 네. 여러 사람 상대하다 보니까 제 또래가 있다고 해도 봐도 잘 모르거든요. 걔가 내 친구라고 하는데 저는 기억이 없습니다.

◇ 김현정> 농기구 수리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하고 접하기 때문에 알 수도 있지만 얼굴이 기억이 안 나는 정도의 사이였다.

◆ 윤 모씨> 네.

◇ 김현정> 그러면 그 집 가보기는 하셨어요, 피해자의 집?

◆ 윤 모씨> 가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가본 적도 없어요?

◆ 윤 모씨>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고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허위 자백, 허위 진술서를 썼다는 말씀이신데 그러면 선생님, 재판에서는 바로잡았어야 되는데 이상한 건 1심에서는 인정하셨잖아요.

◆ 윤 모씨> 구치소 갔을 때 (제가) 사형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 김현정> ‘너 사형이다’ 라는 얘기를 구치소 수감됐을 때 들었어요?

◆ 윤 모씨> 사형이라는 소리 듣고 겁 안 먹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 당시에. 그리고 거기에 있던 동료가 시인하고 감형받아라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 김현정> 시인하고 감형을 받아라? 차라리 사형 아니고 무기 징역 목숨이라도 건져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말을 구치소에 있던 다른 수감자가 해 줬어요?

◆ 윤 모씨> 네.

◇ 김현정> 그 말을 듣고.

◆ 윤 모씨> 네.

◇ 김현정> 아니, 국선 변호인이 있었다고 제가 들었는데.

◆ 윤 모씨> 국선 변호인 얼굴 한 번 못 봤습니다.

◇ 김현정> 네?

◆ 윤 모씨> 얼굴 한번 못 봤어요. 국선 변호인 얼굴 자체를 못 봤다니까요.

◇ 김현정> 얼굴 한번 못 보셨다고요?

◆ 윤 모씨> 네.

◇ 김현정> 1심, 2심, 3심 다 있었던 거 아닙니까?

◆ 윤 모씨> 저 구형받고 1심 때 그 변호사 얼굴 살짝 봤습니다. 법정에서 봤어요.

◇ 김현정> 세상에. 그건 뭐 변호인이 사실상 아니네요.

◆ 윤 모씨> 변호인이 아니고 저 혼자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경찰 조서 같은 걸 읽어봐야 되는 건데, 당시에는 글을 좀 읽는 데 어려움도 있으셨다고 제가 들었단 말입니다.

◆ 윤 모씨> 제가 가정 형편이 좀 어려워서 초등학교 3학년을 다니다 말았어요.

◇ 김현정> 게다가 이건 법적인 용어들, 어려운 용어까지 많았기 때문에 이건 변호사 조력 없이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겠네요?

◆ 윤 모씨> 그 당시에는 뭐 저도 배움이 짧았고 제가 지식이 없다 보니까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도와주라고 국선 변호인을 붙인 건데 이 사람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 윤 모씨> 네, 민선 변호인을 고용하라고 하는데 돈도 없고 우리 친척들도 그만한 돈이 없더라고요.

◇ 김현정> 돈이 없고. 게다가 부모님은 돌아가셨죠?

◆ 윤 모씨> 부모님은 돌아가신 상태고요. 그 당시에 1500만 원인가, 2000만 원 든다고 하더라고요. 변호사 한 번 선임하는데. 숙부님이나 친지들도 그만한 돈도 없었고. 또 변호사 쓸 엄두도 안 났을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결국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8차 범인으로 지목이 돼서 무기 징역이 확정되고 감옥으로 갔습니다. 본인 주장대로 하면 이게 무죄고 보통 억울한 옥살이가 아닌데 도대체 20년을 감옥에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버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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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사진.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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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모씨> 글쎄요. 처음에 저도 죽을 생각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 김현정> 죽을 생각하셨어요?

◆ 윤 모씨> 죽을 생각도 했는데 종교 교화위원이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교화위원 있죠.

◆ 윤 모씨> 그분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직 나이도 젊고 살 길이 막막한데 벌써 죽어서 되겠느냐. 그런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종교를 한번 가져보라고 권유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종교를 선택해서 지금까지 종교의 힘으로 버틴 거 같습니다.

◇ 김현정> 죽고 싶을 때마다 기도하면서?

◆ 윤 모씨> 네.

◇ 김현정> 뭐라고 기도하셨어요?

◆ 윤 모씨> 글쎄요. 제가 여기서 나가서 살 수만 있다면 다시 한 번 제 누명 벗고 싶다고 교화위원한테 얘기도 했었고 아는 자매님한테 여러 번 얘기를 했었거든요.

◇ 김현정> 살아나가게 해 주세요라고. 나가서 누명 벗고 싶다고 기도하셨어요?

◆ 윤 모씨> 네.

◇ 김현정> 그 안에서 뭔가 재심을 신청한다든지 이런 생각은 전혀 못 하셨습니까? 엄두가 안 나셨습니까?

◆ 윤 모씨> 생각을 안 한 게 아니고 여러 가지 돌봐주신 교도관님들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한테 일단 면담을 해 봤어요.

◇ 김현정> 면담을 할 때마다 말씀하셨어요?

◆ 윤 모씨> 면담할 때 말씀드렸는데 재심이라는 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보니까요.

◇ 김현정> 맞습니다.

◆ 윤 모씨> 변호사도 있어야 되고 뚜렷한 증거도 있어야 되는데 뭐 증거가 워낙 완벽해서 저로서는 재심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몇 번 말씀을 들었습니다.

◇ 김현정> 재심을 하려면 완전히 이 상황을 뒤집을 만큼 새로운 증거가 나와야 재심 신청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 윤 모씨> 방법이 없더라고요, 보니까요.

◇ 김현정> 그렇게 버티고. 제가 그 당시 가깝게 지내셨던 교도관님하고 통화를 했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내가 교도관 생활 수십 년 하면서 이 윤 씨처럼 성실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라고 저희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정도로 성실하게 수감 생활을 하고 1급 모범수로 가석방이 20년 만에 되셨어요.

◆ 윤 모씨> 네.

◇ 김현정>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결혼은 하셨습니까?

◆ 윤 모씨> 안 했습니다. 생활도 그렇고 제가 만약 결혼하다고 해도 저 같은 사람한테 누가 오겠습니까? 엄두도 안 나고요.

◇ 김현정> 직장 생활을 아주 열심히 하신다고 들었어요. 잔업 다 챙겨서 하시고 토요일까지 야간 근무하시고 그렇게까지 열심히 사시는 이유는 뭘까요?

◆ 윤 모씨> 저도 이제 나이가 오십이 넘다보니까 저도 이제 제 노후 대책을 좀 해 보려고. 저도 혼자 살망정 남은 여생을 좀 알뜰하게 보람차게 살고 싶어서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도 내가 20년 억울하게 옥살이했지라고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저 같으면 일어날 거 같은데요.

◆ 윤 모씨> 제가 거기에서 세월이 지나고 보니까 나오면서 생각이 점점 잊혀지더라고요. 잊어야 살고 또 생각을 하면 일이 안 되니까요.

◇ 김현정> 꿈이 있습니까, 꿈?

◆ 윤 모씨> 지금 꿈이 있다면 제 진실을 밝히고 제 명예를 찾고 싶습니다.

◇ 김현정> 명예를 찾고 싶다. 재심을 하기로 결심하신 이유도 바로 그걸까요?

◆ 윤 모씨> 네.

◇ 김현정> 그런데 재심으로 간다면 또 길고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야 될 텐데 각오는 돼 있으십니까?

◆ 윤 모씨> 지금 각오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된 이상은 직장에도 다 알려질 테고 주변에도 다 어쩔 수 없이 알려지는 상황이 될 텐데.

◆ 윤 모씨>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제 뭐 당당하게 나가고 싶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 김현정> 당당하게.

◆ 윤 모씨> 네.

◇ 김현정> 윤 선생님, 끝으로 다시 한 번 질문드립니다. 8차 사건의 범인이 정말 아니십니까?

◆ 윤 모씨> 저는 아닙니다.

◇ 김현정> 여러분 들으신 이 말 속에 많은 것이 담겨 있는 거 같습니다.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재심 시작하시기로 했다고 들었어요. 저희가 끝까지 상황 지켜보고 또 여러분께 전달하고 이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심 가지고 보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감사합니다.

◆ 윤 모씨> 감사합니다.

◇ 김현정>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이 돼서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 모씨 직접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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