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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앞두고 이민, 범죄대응, 보건, 환경 등과 관련해 정부가 추진할 주요 입법 계획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이 하원 과반을 상실한 상황에서 이런 법안이 의회의 벽에 가로막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공영 BBC 방송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현지시간 오늘 오전 의사당에서 '여왕 연설'을 실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여왕은 새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의회에 나와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습니다.
'여왕 연설'은 통상 매년 열렸지만, 재작년 당시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앞두고 의회 회기를 2년으로 정하면서 재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실시됐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관례에 따라 버킹엄궁에서 마차를 타고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 도착했습니다.
여왕은 상·하원의원, 주요 관료 등이 모인 가운데 브렉시트와 범죄대응 등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을 담은 26개 법안을 소개했습니다.
브렉시트 관련 법안은 모두 7개로, 브렉시트 이후 농업과 어업, 통상, 금융서비스 등과 관련한 새로운 규제틀을 설립하는 법안과 오는 2021년부터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점수제에 기반한 이민 시스템을 도입하는 법안 등이 포함됐습니다.
중대 범죄자에 대한 엄격한 복역기간 적용과 추방된 외국 국적자의 재입국 시도에 대한 제재 강화, 경찰관 보호, 가정폭력 관련 규정 개선 등 범죄대응 및 사회정의와 관련한 7개 법안 역시 추진됩니다.
국가보건서비스 관련 독립조사기구를 설치하고, 정신건강과 관련한 규정을 개선하는 법안, 플라스틱 및 공해 감축 목표를 의무화한 환경 관련 법안, 건축물 기준 개선, 인프라 및 과학 관련 투자 증대 등을 뼈대로 하는 입법안도 오늘 '여왕 연설'에 포함됐습니다.
정부는 '여왕 연설'에서 소개된 주요 법안이 브렉시트를 넘어서 나라 전체의 야심 찬 미래를 위한 정책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국민은 그저 브렉시트를 해결하는 것만을 원하지 않는다"며 "낙관적이고 야심 찬 '여왕 연설'은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는 경로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이번 '여왕 연설'이 곧 있을 조기 총선을 염두에 두고 보수당의 선거 공약을 내건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이런 시기에 '여왕 연설'을 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실질적으로 왕좌의 계단에서 특정 정당과 관련한 내용을 방송으로 내보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코틀랜드국민당의 조안나 체리 의원은 이번 '여왕 연설'이 "마치 보수당의 선거 공약과 같았다"며 "스코틀랜드에서 반드시 거부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하원은 '여왕 연설'에 대해 앞으로 닷새간 토론을 벌인 뒤 표결을 실시하게 됩니다.
집권 보수당 의석이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데다 주요 야당이 모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이번 '여왕 연설' 표결에서 존슨 총리가 또다시 패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왕 연설' 표결에서마저 패배할 경우 존슨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서현 기자(a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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