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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라임’ 환매 차질 1조3000억 추정…일부 펀드 5년간 묶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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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환매 중단으로 총 8466억…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사과

“저가 매각 손실 확정보다 상환 연기…합리적 가격에 자산 신속 회수”

금융당국 “다른 사모펀드도 파악해 금융시장 리스크 살펴보겠다”



경향신문



최근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사모전문운용업계 1위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차질액이 최대 1조3000억원대에 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라임자산운용은 일부 펀드는 내년 말까지 최대 70%가량 상환이 가능하지만 일부 펀드는 5년가량 돈이 묶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라임 측은 이날까지 총 8466억원 규모의 사모펀드(93개) 환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사모채권과 주식연계채권(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 55개(6030억원 규모)의 환매를 1차로 중단한 데 이어, 이날 2차로 2436억원 규모의 무역금융 펀드 38개의 환매도 추가 중단했다. 여기에 연말 만기 시 상환금 일부가 지급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56개, 48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라임 측은 전체 환매 연기 금액이 1조1593억원에서 1조3363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라임 측은 상환 일정과 관련해 1차 환매 중단한 사모채권·메자닌 펀드는 내년 말까지 투자금의 70%가량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메자닌은 6개월 내에 투자금의 40%를, 사모채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30~40%를 각각 돌려주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환매가 중단된 무역금융 펀드의 경우 투자금 60%는 2년8개월 뒤, 나머지는 4년8개월 뒤에야 상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사진)는 이번 사태에 대해 “코스닥시장 침체와 기업 관련 풍문 등으로 기업 주가가 크게 내렸다”면서 “자산의 저가 매각으로 손실을 확정짓기보다 펀드 환매 상환을 연기하고 고객에게 최선의 결과를 내놓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환매 연기 사태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객 피해 최소화를 가장 큰 목표로 합리적인 가격 범위에서 자산을 최대한 신속히 회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원 대표는 최근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원금손실 사태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원 대표는 “DLF는 조건에 따라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라임 펀드는 실제 자산들이 펀드에 편입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라임 측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실태 점검에 나서는 등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부산·경남 지역 조선기자재업체 등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라임운용 사태 외에 (사모펀드의) 다른 부분도 살펴볼 것”이라며 “금융시장에 시스템 리스크를 주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은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운용자산이 지난 7월 말 6조411억원까지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이후 상장사 전환사채(CB) 장외거래, 수익률 돌려막기 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어 이달 10일 기준으로 자산이 4조8071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또한 지난 7월부터 금융감독원의 검사도 받고 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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